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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고시 - 사상검증의 장이 되다.



이번 사법고시 3차시험에서는 유례없이 많은 탈락자들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없었던 탈락자들에 대해 언론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습니다.


많은 기사들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기사들은 떨어진 사람들이 대부분 최하위 점수를 지녔던 사람들이라고 말을 하고,

어떤 기사들은 이번 사법고시가 사상검증의 자리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것이 어찌되었던 간에

명확한 것은 이제 사법고시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곳'도 아니고,

'법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어 볼 수 있는 자리'도 더더욱 아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양심의 자유를 가질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법고시는 엄연히 사상검증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어떠한 신문기사에서는 대부분의 탈락자들이 최하위에 속해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요지는 그러한 것이 아니라 사상검증을 하는 질문을 던졌다는 것에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다른 나라의 국가원수를 만나면 국가보안법에 걸려 구속이 되고

누군가가 위의 나라의 국가원수를 만나면 언론에서 대서특필을 하였습니다.

누군가가 그러한 사실을 신문으로 발간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고

누군가는 그러한 사실을 가지고 토론을 했다는 것으로 국가보안법을 어긴 것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법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법이 과연 절대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일까요?




먼저 법이 절대적인 기준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인정을 한다면

사법고시는 사상검증의 장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사법고시는 법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법전에 적힌 문구들의 문맥을 얼마나 잘 해석할 수 있을지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법 자체가 절대적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면

법을 다루는 사람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는지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법을 가지고 해석하는 것이기에 그 사람의 생각과 별개로 법이라는 잣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 생활이 이와 같이 돌아갈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법이 어떻게 탄생하였고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과거에도 필요한 법을 만들고, 개정하고, 폐지해 왔듯이 법은 인간사회 안에서 존재합니다.

잠깐의 우스갯소리로 호주제가 폐지되면 세상이 망할 것처럼 이야기했던 사람들은

지금의 모습에 대해서는 아무말 없이 지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있어서 호주제라는 것은

가족이라는 것을 만들어 주는 절대적 가치처럼 이해되었지만

결국 호주제가 폐지되도 별반 변화는 없었습니다.

인간사회의 관계는 그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순식간에 가족이 갈라서고, 세상이 망할 것같았지만 여전히 굴러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잘 굴러가고 있는지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만 말입니다.



법조계 비리 얘기를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 더 법에 잘 맞는가로 재판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그 안에서 힘의 역학관계의 우위를 지닐 수 있는가로 재판이 결정이 됩니다.

법의 질서의 붕괴라고 이야기되지만

법이 단순히 법만으로 구성되어 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법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한발자국 물러나서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해도

그것이 돌아가는 작동원리 안에 법만이 존재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번 사법고시는 어쩌면 그러한 모습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법관의 자질을 판단한다는 것은 어쩌면

법 못지 않게 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역할을 중요하게 판단했던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법이라는 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기에 사회의 가장 후미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다시 말해서 법이라는 것은 기존의 가치들 중 폐기된 것들, 새로 만들어진 가치들을

수용하는데 매우 느린 속도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국민들은 양심의 자유를 갖는다.'라는 말이 있을 때

'민주'라는 말이나, '양심', '자유'라는 말은

해석되기에 따라서 엄청나게 다른 가치를 지닐 수 있는 말이 됩니다.

그리고 법에서 해석되는 이러한 말들은 항상 사회의 오른쪽에 위치하는 사람들의 손을 들어줍니다.


각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주적이 누구인지 묻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적이라는 개념 자체를 인정한다고 할 지라도

주적이 항상 같은 곳에 고정되어 있다는 것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법의 가치를 지킨다는 것이

기존의 가치들을 지킨다는 것이 되는 것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될 법의 가치는 위와 같은 것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법의 가치는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이 벤담의 말처럼 단순히 랜덤한 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하는 사람들, 가장 억압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줄 수 있느냐는 것으로 판단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회는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2006/11/28 14:40 2006/11/2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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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6/11/29 00: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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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29 0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ㅋ 고마워요~^^
      저도 요즘 그냥 글쓰면서 헷갈리는 말은 네이버 사전 뒤져보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 단어는 너무 습관처럼 잘못썼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