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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01 성(性)의 지표에 대한 이야기 (5)

성(性)의 지표에 대한 이야기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과는 성적인 이야기를 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말할 내용도 그리 없는 것 같고,

더욱 중요한 것은 제 자신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기준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기준 자체로 엄청난 힘을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국민 연금을 받는 기준으로 큰키와 작은키가 된다면,

'키'는 그 자체로 하나의 권력을 그리는 선을 만들어 냅니다.

지금의 국민연금의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이'가 주요 기준이겠지요.


놀이동산에서 어떤 놀이기구를 타는데에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키' 몇 센티미터 이상, 이렇게 말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그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선을 가르는 힘을 갖습니다.

이렇게 기준이 어떻게 잡혀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나눌 기준도 저의 작의적인 기준입니다.

사실 성(性)에 대해서 기준을 나누려면 수도 없이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분류 방법이었던 sex, gender, sexuality로 나눌 수도 있으며,

원하는 바에 따라서 기준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기준이 힘을 갖기 위해서는

적절한 목적성을 지녀야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위에서 이야기한 놀이기구를 탈 수 있고 없고를 나누는 기준이

파란옷을 입었는지 안입었는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성(性)에 대한 기준을 나눴던 것은

제 성적인 지표가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의 성의 지표를 나누는 기준으로서

한 축에는 '개방성 - 폐쇄성'을

한 축에는 '보수성 - 진보성'을 위치 지었습니다.

흔히 성에 대해서 개방적이라고 하는 것을

성에 대해서 진보적이라고 하는 것과 동일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곧 성에 대한 진보적 자세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뒤에서 차츰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성을 '개방적 - 폐쇄적'으로 나눴던 이유는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떤 일들은 동성일 때는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이 이성이 되는 순간에는 성에 대해서 입을 다무는 경우도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성적으로 개방적이라고 생각을 하였고,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폐쇄적이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동성, 이성 모두 다소 폐쇄적인 느낌입니다.

동성에게 할 수 있는 말을 이성에게 못하는 것이 그리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맨 처음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성에 대해서 무지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지표로는 성에 대한 '진보성 - 보수성'을 생각하였습니다.

흔히들 성에 대해서 개방적인 사람들 - 성적인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성에 대해서 진보적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에 이슈가 되었던 가수 박진영의 발언들이 그렇습니다.

박진영은 방송에 나와서

누구보다 자유롭게 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섹스는 재미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나(실제로 그러한 노래를 내었었지요.)

이른바 프리섹스주의자와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의견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성에 대해서 진보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한국의 성에 대한 고착화된 이미지를 깨는데 한 몫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은 박진영이 '남성'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만약 박진영이 '여성'이었다면 위와 같은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을 수 있었을까요?

만약 박진영이 '여성'이었다면 연예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을까요?

박진영의 많은 이야기들은

본인이 '남성'이기 때문에 누리고 있는 기득권의 틀 안에서 이야기 됩니다.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남성'으로서의 본인이 이야기일 뿐,

사회적 소수자인 '여성'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왜 '여성'들은 성에 대해서 적극적이지 못하는가라고 이야기하기 이전에

어떻게 자신은 그렇게 자유롭게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지 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왜 백지영은 비디오 사건으로 연예계에서 방출당해야 했으며,

왜 똑같은 일로 전진은 아무렇지도 않게

연예계에서 활동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성적 기득권을 누리고 있을 뿐이며

성적 소수자,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려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는 마치 부자가 BMW의 차를 구매하면서

왜 너희는 그렇게 하지 않니 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적으로 개방적인 사람이 성적으로 진보적이라는 것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에 대해서 폐쇄적인 사람이

성에 대해서 진보적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성에 대한 진보성과 보수성은

지금의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성차별에 대해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로 나뉘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제가 성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과연 성에 대해서 진보적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생각을 하다가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면,

그것이 서로가 다른 기준이라면,

성에 대한 지표를 그려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성적으로는 개방적이지 못하지만 진보적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본인이 '개방적 - 페쇄적' 좌표에 어디에 위치하는지,

본이이 '진보적 - 보수적' 좌표에 어디에 위치하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성에 대해서 개방적 - 폐쇄적 좌표에서 어느 곳을 지향해야 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보적 - 보수적 좌표에서 어느 곳을 지향해야 할 지는 명확해 보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의 성차별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인가가  

이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2006/09/01 16:23 2006/09/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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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욱 2006/09/01 2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감이에요.
    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한다고 해서 진보적이라고 생각되는 것도 어이없지만, 오히려 여자가 그런 이야기를 했을 때 뒤로 수근댄다면 그것은 더욱 한숨만 나오는 일이겠지요. 하지만, 개방적이라는 것도 어떤 면에 있어서는 역시, 진보적인 방향성 또한 갖고 있지 않겠어요? 왜 너희는 BMW를 갖지 못하느냐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 사회에서 (특히나 여성에게) 가해지는 침묵의 압력은 어쩌면 도발적으로 이야기함으로써 넘어설 수 있는 부분도 있겠죠. 그것 또한 역시나 정숙한 아내/도발적 창녀의 이중잣대로 구분한다면...(중얼중얼) 역시 어렵네요-_-

    • 2006/09/01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응! 어려워~

      먼가 복잡한 기분이야.

      실제로 기득권 - 남성이 문제제기라든지, 문제의 해결에 대해 풀어나갈 수 있지만, 난 그것이 정말 조심스럽게 그리고 많은 생각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해.

      어려워. 어려워..ㅠ

  2. ^오^ 2006/09/02 0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여성을 성적 소수자라고 하시나요-?
    흠... 긁적긁적

    • 2006/09/02 13:47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성적 소수자라기 보다는 사회적 소수자라는 말이 맞겠구나.
      성적 소수자의 경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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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사용되고 있는 듯 하네~

      ㅎㅎ 지적 고마우이!^^ 수정해야겠다.

  3. 2006/09/03 0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성적 소수자라는 말도 맞지 않을까?
    머릿속이 복잡하네~
    성적으로 소수자잖아.
    숫자적으로는 다수일지는 모르지만, 성적 위치에서 보았을 때 소수자 아닌가?

    아~ 머이리 헷갈리니.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