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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트 개강파티 ∙ 엠티는 성폭력이다

 《조인트 개강파티 ∙ 엠티는 성폭력이다》



■ 2007년, 하지만..

어느덧 2007년입니다. 또다시 한 해가 시작되었고 벌써부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새로배움터 준비에 한창입니다. 한 해를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그 중에서는 변하는 것도 있고 변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신입생들이 광역학부제가 아닌 소학부제로 들어오기에 전공신청에 대한 그동안의 혼선이 조금은 사그라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변하지 않는 것도 존재합니다. 2000년부터 시작되어온 학생공동체인 반체제는 여전히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반과 동아리는 학생공동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대학을 처음 들어온 학생들이 처음 접하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갖습니다. 또한 반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새로배움터를 준비함으로서 실질적으로 대학 신입생들에게 대학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역할도 함께 진행합니다.

위에서 보듯 반은 여전히 학교 내에서 중요한 공동체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축제나 행사는 모두다 반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자격으로 학교의 축제나 행사를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반은 그렇지만 대단히 소중한 공동체입니다. 여전히 학부제 이후 학생사회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나오지 않는 현실에서 반은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교류의 장이자 생활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반도 어떠한 성격을 지니느냐에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폭력적으로 돌변할 수도 있습니다.1

여전히 몇몇 반에서는 조인트 엠티나 조인트 개강파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올해 2007년에도 계속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은 반에서 이루어지는 조인트 엠티나 조인트 개강파티가 왜 성폭력인지를 이야기함과 동시에 반에 대한 가벼운 물음을 던지고자 쓰게 되었습니다.


■ 무엇이 성폭력인가

성폭력에 대한 사전적 정의로는 “성적인 행위로 남에게 육체적 손상 및 정신적 · 심리적 압박을 주는 물리적 강제력” 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사회 내의 여성운동가들의 노력으로 인해서 성폭력에 대한 개념 확장이 많이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물리적인 강제력뿐만 아니라, 언어적 성폭력, 환경적 성폭력까지 성폭력의 의미에 대한 확장을 위해서 노력하였습니다. 이제는 웬만한 학생들도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수들의 성적 언행들에 대해서 성폭력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상태이며, 단순히 신체접촉 뿐만이 아니라 술자리에서 이루어지는 음담패설, 여자후배에게 술 따르게 하기 등을 성폭력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대학 사회에서의 성폭력에 대한 의미는 점점 더 확장되고 있는 반면에 사전이나 법에서는 여전히 ‘물리적’으로 일어난 - 도대체 물리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가늠하기 어렵지만 - 성폭력만을 성폭력의 개념으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대학사회내의 성폭력의 개념 확장 및 방지를 위한 노력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신입생 새로배움터에서 이루어지는 반성폭력 교육, 성평등 자치 규약과 같은 행동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학사회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성폭력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보아도 될 듯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성폭력에 대한 대학사회 내의 인식 차이가 존재하며 무엇이 성폭력인지, 성폭력이 아닌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떤 누군가는 단순히 ‘성평등 자치 규약’에 명시되어 있는 것만을 성폭력이라고 생각하여 그것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성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누군가는 ‘성평등 자치규약’에 내용들에 대해 탐탁지 않아 할지도 모릅니다. 어떤 누군가는 더 급진적인 반성폭력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성폭력에 대한 개념 인식의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조인트 개강파티나 조인트 엠티가 하나의 즐거움일 수 있으나,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성폭력으로 인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 이 글에서 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조인트 개강파티와 엠티를 성폭력이라고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 조인트 개강파티 ∙ 엠티는 성폭력이다.

조인트 개강파티와 조인트 엠티는 그 대상을 남성으로 상정을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행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대상을 여성으로 한정시키지 않아도 상관없겠지요. 그러기에 그 두 행사는 반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지라도 조인트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살펴보게 되면 그 대상이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것은 일부 남성들만을 위한 행사가 되는 것입니다.

어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인트 개강파티나 조인트 엠티에 있어서 참여하는 여성들도 있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므로 그 행사는 남성들을 위한 행사가 아니며 모두를 위한 행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곳에 참여하는 여성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그것을 싫어하는 남성들 역시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무관심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단순히 생물학적인 성인 남성과 여성만의 구별로 바라보지 않고 사회적으로 학습된, 구성된 성으로서의 남성성/여성성으로 바라본다면 한 성이 한 성에 가하는 폭력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조인트 개강파티와 조인트 엠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것을 보았을 때 그것이 누구의 즐거움을 대상으로 하는지, 누가 그 안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지는 명확합니다.

성폭력이라는 것이 성차로 인해 이루어지는 폭력이라는 것을 이야기할 때, 그것이 단순히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만이 아니라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폭력 또한 성폭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2 단순히 생물학적 차이의 성에 대한 폭력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남성성을 획득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의 폭력 또한 성폭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조인트 엠티와 조인트 개강파티 역시 참여하는 구성원과 배제되는 구성원들이 생물학적 성으로서도, 사회적으로 구성된 성으로서도 나누어진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남성성을 획득한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배제함으로서 이루어지는 조인트 엠티와 조인트 개강파티는 성폭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성에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조인트 엠티나 조인트 개강파티에 대해서는 - 예를 들어 과교류 - 그것을 성폭력이라고 말할 수 없으나, 공대와 여대에서 이루어지는 조인트 엠티나 조인트 개강파티는 그 안에 속한 사람들 중 성적 취향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성폭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누구를 위한 반인가

조인트 엠티와 조인트 개강파티는 참여 대상을 남성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성을 가진 사람이나, 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그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는 할지라도 반의 행사의 참석여부를 성의 차이로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성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더욱더 큰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반 행사에서 누군가가 배제된다는 것은 곧 반의 구성원을 누구로 상정하고 있는가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반은 그 활동을 반의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러기에 반은 그 구성원 모두를 위한 행사를 하여야 함이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하지만 반에서 이루어지는 조인트 개강파티나 조인트 엠티는 그 대상을 남성으로 한정함으로서 반의 구성원을 남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비슷한 이야기로 반의 행사가 술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반은 반의 구성원은 술을 잘 먹는 사람들이 됩니다. 많은 반들은 그 구성원을 술 잘 먹는 저 학번 비장애 남성들로 규정함으로서 그 안에서의 참여와 배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서론에서 이야기했듯이 반은 공동체성을 길러주는 공간임과 동시에 참여와 배제를 만들어 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 미팅이나 조인트 엠티, 혹은 조인트 개강파티의 경우 자신의 성적 취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 그것이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할지라도 그 참여 구성원들이 반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더 이상 비공식이라고 이야기하기 힘들 것입니다.


■ 참여와 배제를 넘어서

반이 대학을 이루고 있는 기본 단위라고 이야기했을 때, 반은 기본적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자 공동체이어야 함이 분명합니다. 반은 장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 자신의 성적 취향을 떠나,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술을 마시고 안 마시고를 떠나서 존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반은 지금처럼 집단적이며, 배제를 통해 그 안에서의 공동체성을 다져나가며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는 ‘기본단위’가 될 것입니다. 사실 더 이상 반은 대학 내에서의 기본단위라고 이야기할 수 없으며, 대학 내에서의 가장 기본단위는 한사람, 한사람의 개개인이 되어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개인의 차이가 인정되지 않는 곳은 결코 대학 내의 기본단위가 될 수 없습니다.

차이는 단순히 남성적이냐, 여성적이냐를 인정해 주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나누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넘어섬으로서 구성되는 것입니다. 내 자신의 음식 취향이 어떤지가 별 문제가 되지 않듯이 성적 취향 역시 너무나 자연스러운 차이가 되었을 때 비로소 차이는 구성되는 것이지, 서로가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교류함으로서 차이가 구성되는 것이지 단순히 서로의 다름을 묵인해 줌으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참여와 배제의 경계선을 넘어 반을 포함한 대학사회는 새롭게 재구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가능하겠지요? 




  1. 예를 들어서 반을 통하지 않고서는 축제 티켓의 확보, 연고제의 참여, 신입생들 간의 교류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반이 어떠한 가치를 크게 담보하고 있을 때, 그에 동의하지 못하면 위의 것들이 모두 불가능하게 됩니다. 축제 티켓과 반티를 함께 사지 않으면 표를 팔지 않는 행위, 연고제에서의 자리다툼 - 개인석의 부재 -, 신입생들 간의 교류에 있어서 빠지지 않는 강요문화는 이를 잘 말해줍니다. [Back]
  2. 군대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에 대해 성폭력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성폭력이 단순히 남성이 여성에게 성폭력을 자행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 사이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줍니다. [Back]
2007/02/11 21:15 2007/02/1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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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ㅋㅋㅋ 2010/07/24 1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켜서 가는 것고 아니고 자원해서 가는 엠티가 폭력이면
    일반적인"사회생활" 이란 놈들은 대량 살상이겠습니가

    • 2010/07/25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적인 공간에서의 자원이면 그리 문제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다만 공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참여와 배제가 이루어지는가를 대학교 시절 반이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고찰해 보았던 글입니다.
      군대의 경우에는 동원된 참여와 장애, 성정체성등 2등국민으로서의 배제가 이루어지는 공간입니다. 기업을 통한 사회생활은 시장원리, 한국사회의 문화 - 남성주의, 권위주의 - 등을 통해 포섭과 배제가 이루어집니다. 철저히 배제가 되는 일부 사회 구성원의 경우, 비유하신대로 대량살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예전에 시각장애인에 대한 안마행위권이 위법 판결이 났을 때 그들은 스스로 한강에 뛰어 들었습니다.
      저에게 오래 전에 썼던 글을 보는 즐거움을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불어 함께 한국사회에서 포섭과 배제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공적인 공간과 사적인 공간을 어떻게 나눌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것을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