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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13 된장녀

된장녀



된장녀가 화제입니다.

누군가가 '젠장'이라는 말을 의도적인지, 잘못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쓰인 '된장녀'라는 이 말은 주위의 사람들에게 두루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된장녀'가 무엇인가요?

아직 사회적으로 미정의된 이 말은 여러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흔히들 '허영심이 가득하고 자기능력없이 남에게 기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 전통적인 관습 중 여성에게 이로운 점은 당연시 여기고

불리한 점은 불평등을 주장하는 여성'이라고 이야기하면서

'극단적 페미니즘'이라는 용어까지 가져다가 쓰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잘 알고 쓰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된장녀'는 그 용어 자체가 개인에 따라서 자의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좋지 못한 이미지로 쓰이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된장녀', 정말 비난받아야 할 사람인가요?

혹은 정말 내 주변에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인물인가요?

무엇이 이 말을 그렇게 이슈가 되게 만들었을까요?



흔히들 3000원짜리 밥을 먹고 6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허영심 많은 여성,

자기 능력은 없지만 복학생 선배들에게 비싼 패밀리레스토랑을 고집하여 얻어먹은 여성,

이런 사람들을 '된장녀'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에 대해서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캐릭터의 등장이

계급(값비싼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문제인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여성과 남성(성차에 따른 인터넷 마초들의 문화)의 문제인 것인지

여러 문제에 대한 진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때에 따라서 이것은 계급의 문제이다, 혹은 성차의 문제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제 생각에는 두가지 다 문제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어떠한 주요한 원인(계급이나 성차)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원인들이 뒤얽혀 나타난 문제의 총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뚜렷한 원인을 이야기하기도 힘든 것이고,

이에 따른 논쟁들이 '고추장남 - 후질근하게 다니는 복학생 캐릭터를 일컫는 말' 등

다양한 논쟁들로 확산되는 모습을 살펴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즉 '된장녀'에 대한 논쟁은 '계급'에 대한 논쟁이자, '여성'에 대한 논쟁이자

기타 여러가지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 하나 차근히 따져보도록 합시다.

6000원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자(그 사람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어떤 사람들은 그에 대해서 문화를 산다고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들은 무슨 커피가 6000원이나 되냐면서 허영심의 발로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6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것이 휴식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어떤 사람에게 있어서 6000원이라는 돈은 밥 두끼에 해당되는 엄청난 돈인 것이죠.

이렇게 이러한 모습들을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로 해석한다고 할 지라도,

서로가 서로에게 있어서 이해하지 못할,

그리고 접근할 수 없는 라이프 스타일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당장 3000원짜리 밥을 먹기도 힘든 사람들에게 6000원짜리 커피를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좋든 싫든 진입할 수 없는 라이프 스타일의 유형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굳이 스타벅스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스포츠카를 모으는 것이 취미이고

그것을 라이프 스타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시다.

저는 제가 스포츠카를 아무리 좋아한다고 할지라도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진입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스타벅스 뿐만이 아니라,

비싼 장비를 필요로 하는 동호회등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예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많은 동호회들이 30대 직장인들을 주축으로 활동하는 것은

그들이 그러한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진입할 수 있었던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는 라이프 스타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부의 정도에 따라서 제한받게 됩니다.

그리고 백화점 같은 곳에서 구매력 있는 20대 여성을 주요 타겟으로 삼았듯이,

음반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10대 청소년들을 주요 타겟으로 삼았듯이,

스타벅스나 아웃백과 같은 커피숍, 패밀리 레스트랑 역시

20대 여성을 주요 타겟으로 삼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실 양주를 먹으면서 신분상승의 꿈을 잠시나마 꾸는 남학생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찍은 사진들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려놓는 여성들이나
(모두가 이렇다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든 것 뿐입니다. 반대로 된 여성과 남성들도 있을 수 있겠지요.)

사실 그 근본은 똑같습니다.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지요.

30대의 능력있는 여성이 즐기면 '라이프 스타일'이고

20대 초반의 능력(수입)없는 여성들이 즐기면 '된장녀'가 되는 것,


그것은 사실 어찌보면

여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이겠지요
.


그리고 아무도 스타벅스나 패밀리 레스토랑의 영업방침,

그리고 이러한 초국적 자본들이 어떻게 한 국가에 침투해 들어와서

시장을 형성해 나가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20대 남성들, 혹은 그 이상의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과 맞물려 폭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20대 남성들이 군대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가지는 엄청난 피해의식,
(그것이 사실 국가에 대해서 그 피해에 대한 당위를 따져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울분이 여성들에게 튀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20대 남성들이 인터넷 공간에 있어서 엄청난 발언력을 행사한다는 것,

그러한 것이 맞물려서 실로 엄청난 논쟁을 만들어 내었던 것입니다.

'된장녀'가 있으면 '고추장남'이 존재한다는 것,

이것은 마치 '고추장남'이 '된장녀'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개연성을 만들어 주는데

더없이 좋은 작용을 한 것이지요.

'된장녀'라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고추장남'이라는 캐릭터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고추장남'이라는 캐릭터가 원래 존재했고,

그에 따른 피해의식의 발현등과 관련해서 '고추장남'과 상반된 캐릭터인

'된장녀'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원래부터 그러한 사람들이 일부 존재했었겠지만, '고추장남'에 의해서

하나의 캐릭터로서의 생명력을 부여 받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주요 대상이

10대인 '빠순이 - 일방적으로 연예인들을 쫒아다니는 10대 여성을 일컫는 말'의 경우에는

그에 대한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20대 남성인 것을 알 수 있고,

그들과 직접적으로 부딪치지 않기 때문에 '어린 것들'이라며

비판 대상 자체가 그들 자체로 삼기 보다는

특정화된 대상인 해당 연예인으로 쏠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계급, 성차, 인터넷등 이 밖에도

다양한 문제들이 종합적으로 얽혀있는 문제, 이것이 '된장녀'의 문제입니다.


혹자는 이것을 보고 '된장'이라는 우리 것에 대한 비하가 아니냐 라면서

문제를 제기할지도 모르겠네요.



'된장녀'에 대해서 비판을 던지기 전에

'된장녀'가 출현하게 된 궤적들을 차분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개인에게만 돌을 던지기 보다는

이 사회의 법칙에, 그리고 제도에, 동시에 개인에게

던질 돌도 상당할 것 같은데 말이죠.

이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허영심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이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수렴하는 것은,

이 문제를 일으킨 주요 원인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2006/08/13 16:05 2006/08/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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