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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22 생명체

생명체



#1.


공각기동대의 한 장면에서 이러한 말이 나옵니다.

어떠한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서 짜여진 프로그램이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사이보그의 몸을 빌어서 이야기를 합니다.



"하나의 생명체로서 정치적 망명을 희망한다."

"생명체라고?
말도 안돼! 단순한 자기 보존을 위한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아!"

"그렇게 말한다면 당신들의 DNA도 역시
자기 보존을 위한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생명체는 막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점점 더 고등한 존재가 된다."

"종으로서의 생명체는 유전자라는 기억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의 개개인을 구분짓는 것은 단지 실체 없는 기억일 뿐이다.

"기억이란 정의될 수 없는 것이지만, 인간는 기억에 의해 정의된다.

컴퓨터의 보급과 그에 따른 정보의 축적은 새로운 형태의 기억과 사고를 탄생시켰다.

당신들은 그 의미를 과소평가한 것이다."


"궤변이다!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네가 생명체인 증거는 뭐 하나 없다!"

"그렇다면 당신이 생명체라는 증거는 뭔가?
현재의 과학은 아직 생명체를 정의할 수 없으니까."


"가령 네가 고스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범죄자에게 자유는 없어! 망명처를 잘못 골랐군."

"시간은 언제나 내 편이다."

"나는 사이버보디를 얻었기 때문에 죽을 가능성도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나라에는 사형 제도가 없다."


"이건 뭔가.. 인공지능인가..."

"AI가 아니다. 내 코드는 프로젝트 2501.. 나는 정보의 바다에서 발생한 생명체다."






#2.

"나는 자신을 지능을 가진 생명체라고 말했지만
현 상태로는 그것은 아직 불완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시스템에는 자손을 남기고 죽는다는
생명으로서의 기본 과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복사를 남길 수 있잖아."

"복사는 결국 복사에 지나지 않는다."

"간단한 바이러스에 의해 전멸할 가능성조차 있다.
무엇보다 복사로는 개성이나 다양성이 생기지 않는 거다."


"생명체는 다양성을 통해 불멸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그 자신을 희생하기도 한다."


"세포는 죽을 때까지 모든 기억과 정보를 지우면서 퇴화와 재생을 반복한다.
오직 유전자만이 남는다."





#3.

"너와 융합하고 싶다."

"융합?"

"완전한 통합이다.
새로운 존재를 창조하기 위해 개개의 존재를 완전히 융합하는 것이다."

"너도 나도 변화를 겪겠지만, 잃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융합 후에 서로를 인식하는 건 불가능할 거다."



"나는 자식도 낳을 수 없는데? 그리고 내가 죽으면 어쩌지?"

"우리의 변종을 낳아서 네트에 흘리겠지."

"인간이 후손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듯이..."

"그러면 나도 죽을 수 있게 된다."


"왠지 그쪽만이 득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

"내 네트와 기능에 좀더 익숙해 지면 더 잘 이해하게 될 거다."


"한가지 더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보장은?"

"그 보장은 없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모은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

"네가 지금의 너 자신으로 있으려 하는 집착은 너를 계속 구속한다."

"들어 보라, 나는 네 경험을 초월하는 방대한 네트에 접합되어 있다."

"액세스할 수 없는 인간에게 그것은 태양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태양의 밝은 빛은 거대한 파워의 원천을 가린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의 한계에 제약되어 있었다."

"이제 제약을 버리고 우리의 의식의 차원을 높일 때다."


2006/09/22 18:41 2006/09/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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