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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09 서울여대 행정학과 모의국무회의 - 저출산과 우리의 미래

서울여대 행정학과 모의국무회의 - 저출산과 우리의 미래



지난주에는 서울여대에서 있었던 모의국무회의를 보고 왔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갔던 서울여대 행정학과 모의국무회의

'저출산과 우리의 미래'라는 한편의 연극은 느끼는 것도, 고민도 많은 자리였습니다.



모의국무회의는 한편의 연극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 극의 구성은 장소로서는 국무회의장, 배우들의 역할은 국무회의의 장관들이었습니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 대해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극의 목표였습니다.


재정경제부, 국방부, 대통령, 국무총리, 교육인적자원부, 문화관광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노동부 장관, 행정자치부 이렇게 총 10명의 배우들로 이루어지는 국무회의는  

극을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문제에 대한 접근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칫하면 너무나 전문적인 내용을 다룸으로서 지루해질 수 있는 극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연출의 부분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상당히 뛰어난 연출을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10명의 캐릭터가 서로 조화되어서 이루어졌던 이번 서울여대 행정학과의 모의국무회의는

그 연습량과 노력에 충분히 감탄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10명의 캐릭터들은 아나운서라든지, 공주라든지, 잘난척쟁이라든지 하는

살아있는 캐릭터를 가지고 이루어졌었습니다.

그 캐릭터들은 서로가 조화를 이루며 극의 재미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10명의 캐릭터들을 전부 다 개성있게 살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연기를 하더군요.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캐릭터가 가지고 있던 상징성이었습니다.

젊은 여성의 캐릭터는 공주라든지 잘난척쟁이라든지

(남성)사회에서 이미 여성을 인식하고 있는 그대로를 그려낸 듯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시 극에 나오는 남성들은 마초나 무게감있는 캐릭터를 그렸습니다.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을 바라보는 고정된 시각을 그대로 캐릭터로 표현한 것 같아서

많은 아쉬움이 들었었습니다.

여성같은 남성이나 남성같은 여성은 왜 그려내지 못했을까요?
(표현이 참으로 힘듬니다만 앞의 여성이라는 말을 썼을 때 여성이라는 단어를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여성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쓰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어떻게 표현을 해야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가 생각나지 않아서 우선은 위와 같이 표현했습니다.)  

사회의 고정된 시각의 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들을 창조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었습니다.



내용의 측면으로 보았을 때 역시 많은 노력의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쉽게,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표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 대사를 만들어내기 까지 많은 노력과 또한 연기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숨어있었을 것입니다.

극의 내용은

현실진단으로부터 시작을 해서

문제의 원인, 그리고 문제에 대한 대안제시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현실진단의 부분은 왜 요즘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있지 않는지에 대한

솔직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워졌습니다.


다만 뒤의 문제의 원인부분에서도 해당되는 이야기로서 극의 초중반부터

'국무회의'라는 한계가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듯한 느낌을 계속해서 받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이 '국가'를 통해서 사고된다는 기분이었습니다.

현실진단은 저출산으로 인해서 어떻게 국가의 '안보', '노동력'등이 상실되고 있는지를 그려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중심이었습니다.

비슷한 예로 자살률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개인의 자살이 단순히 국가에게 있어서는 자살률이라는 수치로서 그려지고

그것은 '노동력'상실이라는 국가단위의 이야기만이 진행됩니다.

그 안에는 자살한 개인의 존엄성은 없어지고 오직 개인의 자살은 숫자 안에서만 갇혀있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극이 국가에서 무엇을 해주어야 되는가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모든 문제가 개인의 차원이 아닌 국가의 차원에서만 이야기되고

또한 그에 대해서만 대안이 도출되는 흐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국무회의'라는 기본적인 틀 안에서 이루어져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개인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는 어떠한 장치 - 한 임산부의 증언이나 국가에 소속되지 않은

사회단체, 여성단체의 입장을 드러낼 수 있는 것등 - 를 극 안에 삽입하였으면

위와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대안제시를 해주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대안을 듣는 바람에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국가가 당연히 국민들에게 해주어야 되는 것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고

다른 나라의 사례 - 대부분이 서구의 사회민주주의국가들이었지만 - 들도 들어볼 수 있었고,

우리가 미쳐 알지 못하는 제도들에 대한 설명도 있었습니다.



약 1시간 반동안의 극은 그렇게 저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준비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위와 같은 고민들,

그것이 더욱 발전하여 그렇다면 국가가 없는 행정학과는 어떠한 모습일 것인가,

가깝게 상상할 수 있는 당중심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행정학과는 어떠한 모습일 것인가라는

행정학과 자체에 대한 고민들을 안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음에 또 위와 같은 기회가 있으면 참석하여 많은 고민들을 또다시 안고 와야겠습니다.
2006/11/09 00:39 2006/11/09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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