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관념들

사랑이라는 감정은 단순히 글로서 나타나기에는 벅찬 주제입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해서 쓰기는 사실 상당히 버겁고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사랑에 대해서 쓰고자 마음을 먹은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혹은 자신에게 '사랑이 (도대체) 무엇이냐'라고 묻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무엇일까요?'
정말 상투적인 질문일 수도 있는 이러한 질문에
기존과 같은 상투적인 말을 늘어놓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또한 이 말이 가지는 무게를 알기에 - 이 말로 웃고, 웃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
그리 가볍게 쓰기도 부담스럽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말에 대한 정의를 알고 싶어합니다.
누군가는 '사랑'이라는 말을 아직 모른다고 느끼기에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사랑'에 대해 많이 묻고, 고민하지만
그리고 알았다고 생각하지만 또다시 '사랑'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랑이 무엇이다'라고 말을 하기보다는 약간 우회해서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회라는 말을 썼지만 그것이 우회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 완벽하게 알지 못해도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습니다.
사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사랑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좋아하고 하는 것은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더라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을 머리로 이해한 후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저 사람을 왜 좋아하지?'라고 생각한 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유 밖의 행위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사랑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정말 완벽한 사랑할 수 있을지 되묻고 싶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것입니다.
초등학교때의 첫사랑이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는 그냥 하나의 동경, 친밀감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초등학교때의 사랑은 사랑인가요? 아닌가요?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어떤 것이 사랑이 되고, 되지 않는다면
사랑은 어느 한순간의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안고 이해할 수 있는 생각인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내 생애 모든 시간의 흐름으로 판단하여 무엇이 사랑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방법,
두번째로는 지금 현재 내가 서있는 곳에서 판단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느끼는 것입니다.
초등학교때의 첫사랑이 첫번째 의견으로는 사랑이 아닐 수 있지만,
두번째 의견에 비추어 보았을 때에는 그당시 초등학교의 나로서는 사랑이었던 것이겠지요.
사랑을 모든 시간을 고려하여 생각한다면,
내가 죽는 그 순간이 바로 내가 사랑이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있겠지요.
내 모든 삶의 경험을 비추어보아 사랑이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사실상 별로 권해주고 싶지도 않고,
죽는 순간에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저는 사랑이라는 것은 현재에서 느끼는 순간, 순간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러기에 첫사랑이라는 것은 단순히 그 순간의 느낌이지,
어떠한 징표나 상징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 순간이 첫사랑입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사랑이라는 것을 말로서, 글로서 설명할 수 없어도 누군가를 충분히 좋아할 수 있습니다.
만약 사랑이라는 것이 말의 영역, 글의 영역, 사유의 영역 바깥에 있는 것이라면,
말로서 설명하려는, 글로서 써보려는, 머리로 생각하려는 모든 행동들이 헛된 것이 될 것입니다.
사랑이 우리의 사유 바깥에 있든, 없든 상관없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행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상태로 오히려 해가 된다면,
우리는 사랑이라는 것을 잠시 머릿속 구석으로 미뤄놓고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이라는 끊없는 물음에 대한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자신의 감정조차 잠시 미루어 둘 필요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좋아하는 감정을 사랑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의미없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글의 제목을 '사랑에 대한 관념들'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사랑에 대한 이렇고 저렇고 이야기하는 담론이 아니라,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고민처럼 존재하는 관념일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사랑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지만,
굳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부정하면서까지, 미루어 두면서까지
그 답을 찾으려고 애를 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될 것들은
서로가 서로를 앞으로 얼마나 더 좋아하고, 아끼고, 대화할 수 있고,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인가이지
사람들이 하는 사랑에 대한 행위들을 한데 모아서 분석하고 해석해서
수학이나 과학처럼 모종의 답으로 도출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사랑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사랑이나 좋아함이 가지는 불확실성에 기반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 인생이 그렇듯이, 우리의 미래가 그렇듯이
불확실한 것이 지니는 불안함을
어떠한 확실한 이론이나, 답으로 해결하려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이러한 감정들이 어디서 왔는지, 이것이 정말 좋아함이고 사랑인지,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불안함을 해결하는 방법은
정말로 존재하는지 알 수도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머리로 고민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은 서로가 어떠한 삶을 만들어 나갈까 고민하고,
서로가 서로가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것을 향해 노력하고, 이해하고, 아껴준다면,
그 과정이 서로가 생각하는 사랑을 창조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니체의 말에
사랑은 그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을 창조하는 행위라고 합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자신이 꿈에도 그리는 사람을 만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가 생각하는 사랑을 만들어가며, 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사랑에 대해 막연한 답을 찾기보다는
사랑에 대한 답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사랑에 대해 고민할 시간에
서로에게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어떨까요?
기존에 있던 사랑에 대한 답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
찾지 못해서 전전긍긍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모든 삶을 살고 사랑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닌,
지금 자신이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에 충실하는 것이 어떨까요?
사랑에 대한 어느 한 점을 찾는 것이 아닌, 목표점을 찾는 것이 아닌
서로 걸어가는 그 길 자체가 사랑이 아닐까요?
사랑이 무엇인지 묻기보다 사랑하세요.
사랑할께요!



Leave a com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