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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24 대학 수시면접 (8)

대학 수시면접




















지난 토요일에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수시면접 시험의 감독을 하였습니다.

우연히 할 기회가 생겨서 아르바이트겸 하였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수시생들은 전부 자연계열 학생들이었습니다.

면접은 학생의 인성을 물어보거나 그러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문제풀이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것 같았습니다.

몇 개의 수학, 과학 문제를 미리 30분동안 보게 한다음에 15분동안 면접을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시면접도우미들은

수시면접을 보러온 학생들이 대기하는 장소를 담당하는 사람,

정해진 고사장까지 안내하는 사람,

그리고 정해진 고사장에서 30분동안의 시간을 주면서 문제지를 보게 하는 사람의 역할을 맡습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그 중에서 가장 쉬운 일인 학생들이 대기하는 장소를 담당하는 일이었습니다.



오전에는 고등학교 조기졸업자 전형에 대한 수시면접이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 조기졸업을 할 수 있는 곳이면 몇 군데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곳에 있던 학생들 전부는 과학고 조기졸업자들이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던 대기장의 학생들은 대부분 두 학교의 학생들이었고,

그렇기에 수시면접을 보러 온 학생들은 대부분 서로가 서로를 알고 있는 사이였습니다.

어제까지 함께 공부하고, 놀던 친구들이

이제는 장소가 바뀌어서 경쟁자로서 앉아 있는 모습이 그리 보기 좋지는 않았습니다.




몇가지 그들에게서 비춰지는 인상적인 풍경들이 있었는데

한가지는 높은 결시율이었습니다.

이미 자신의 행선지가 정해진 사람들도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대학 수시 면접치고는 결시율이 상당했었습니다.

그에 비해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의 학구열은 정말 대단할 정도였습니다.

모두가 손에 책을 들고 기다리는 동안 보고 있는데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그러한 집중력이 말입니다.



그렇게 마지막 학생까지 오전 수시면접을 치르고 난 뒤에는

오후에는 졸업자/재학생 수시면접 전형이 있었습니다.

오전에 비해서 훨씬 많은 인원이었고

졸업자들은 대부분 사복을,

재학생들은 일부는 사복, 일부는 교복을 입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 있던 학생들보다 1~2년정도 더 고생해서 그런지

오전에 비해서 어린 느낌은 많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오전이나 오후나 어려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의 고3이 88년들이고 조기졸업자 학생들은 89 또는 90년생들입니다.

어느덧 90년도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오는 시기가 되었나 봅니다.


이들은 오자마자 엎어져서 자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공부를 하기 위해 책을 보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은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듣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오전에 비해서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지만 결과는 알 수 없으므로 쉽게 이야기하기가 어렵군요.


이렇게 수시면접이 치뤄지는 동안

건물 밖에서는 엄청난 수의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기다립니다.

마치 예전의 저희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가슴이 찡하기도 했었고

한편으로는 한국의 교육열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좋은 학교를 보내는 것,

그것이 좋은 사람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무엇이 그들을 저렇게 만드는가에 대한 이유일까요?

그것은 환경의 중요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 좀 더 높은 기준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

그러한 것이

그들에게 있어서 '좋은 사람이 될 지 모른다는 환상'을 심어주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서는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이 좋은 것이냐'라는 질문이 선행되어야 겠지만

그냥 거칠게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해두도록 하겠습니다.




살면서 여러가지 환상에 취해 살아갑니다.

그 환상이 본인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환상이라는 이름은 때로는 이데올로기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꿈이라는 이름으로

여러가지 이름을 가지고 우리 앞에 다가섭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이 그려낸 환상을 손에 쥐는 실천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006/10/24 14:11 2006/10/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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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리 2006/10/24 2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요한건.. 정작 들어가서는 그리 중요한 질문이 거의 없죠;;
    저때는 수능 뒤에 면접을 봐서 결시율이 높은것이 당연했는데..(수능을 잘 본 애들은 수시를 붙으면 정시를 못 응시 하니까요..ㅎ)
    전 대기할때 빈둥빈둥 놀았는데..ㅎㅎㅎ

    • 2006/10/25 0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수능 뒤에 면접을 봤었다고??
      그런것도 있었어???
      몰랐었네~~~


      형때는 수시라는게 거의 없었거든.
      그러다 애들이 수시, 수시 하길래 관심을 가졌다가
      너의 이야기 듣고 깜짝 놀랐다.


      그런 수시가 있는지는 몰랐어~

  2. ipuris 2006/10/26 0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시의 종류에 따라 좀 달라요~

    조기졸업자 전형은 형이 보신 것처럼 문제를 풀게 하는 심층구술면접식이구요,

    고3이 하는 2학기 일반수시전형은 인성면접이라곤 할 수는 없지만, 그와 비슷한 모습이에요.
    제가 2학기 수시였잖아요.ㅋ 사회문제들에 대한 자기 생각, 꿈, 전공에 대한 열정, 그런걸 보려고 하는 질문들이에요.

    졸업생/재수생 수시는 저는 잘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론 우리학교 수시 뽑는 방법은 제법 맘에 들어요 :)

    • 2006/10/26 1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호~!
      수시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하게 있구나. 몰랐네~
      그냥 다 심층구술면접인줄 알았는데..


      근데 과학고생들에게 합격자를
      너무 몰아주는 것 같은 기분이야.
      그것이 과학고가 유지되고 있는 명목 중 하나기도 하고..

  3. 토리 2006/10/27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04때가 과고애들 집중적으로 유치한 첫해인데요..
    (그래서 상상설계도 만들고 심화반도 만들고 어쩌고 저쩌고..)
    과고애들 하는거 대충 다 같이 해봤지만.. -_-
    그리 뛰어나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우리학교에서 밀어주는건 별로 믿음이 안가네요..;
    과고중에도 상위 30% 이상은 다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으로 다 빠진 후니까요..
    의대마저 빠지고 나면뭐... 성적이 다는 아니지만 특정 학교를 밀어주는 근거가 별로 보이지는 않네요.. ㅎㅎ

    제가 수시 볼때는 수능보고 보름쯤 뒤어서 수능 잘본애들은 안오는 바람에..
    거의 출석체크정도의 느낌?
    고등학교 덕도 포함해서 운이 무지 좋은 케이스죠 전..-_-b
    수능성적으로는 택도 없었다는 후문이.. ㅠㅠ

    • 2006/10/28 2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ㅋ
      수능 어떻게 봤길래..


      과학고를 일부러 조기졸업자 전형을 만들어서
      교묘하게 선발하는 모습이
      현재의 과학고 열풍이 유지되는 원인이기도 하겠지.


      근데 재밌는 것은
      그렇게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학업성취도가 더 우수하다는 점이야.
      참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지.

  4. 수진누나 2006/10/29 2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전형이 많이 바뀐것 같구나
    그래도 과고출신으로 좀 변명하자면 하하하 -_-;;


    연대에 오는 과고애들이 학교에서 중하위권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와서 학업성취도가 좋은것은
    머리가 좋아서 그런것은 당연히 아니고.
    일반 고등학교에서처럼 교육받지 않았기 때문인것 같아


    1학년때부터 과학과 수학심화 교육을 받고 다양한 실험자재들로 자율적으로 계획세워서 대학학부때에도 해볼 수 없는 실험프로젝트 진행하는것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강요없이 공부는 100 % 학생자율에 맡기는것. 입시지옥같은 압박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것. 주입식 교육이 별로 빛을 못발하는 곳. 뭐 이런 이유들.... 아 지금은 좀 변했을라나??? 벌써 고딩입학한지 10년이 넘었구나 -_-;;


    카이스트 이외에 과학고생들을 조기에 뽑는곳이 있는진 몰랐네..
    우리때는 그냥 내신인정만 해줬으니까.
    그래도 과학고생들에게도 나름 고충이 있지.
    나쁜 내신성적 때문에 공대가 아닌 다른 과를 가기 위해선 자퇴가 아닌 다른 선택은 힘들어졌다는것. 그래서 나 졸업하고 몇년뒤에 과학고생들 집단자퇴사건 있었잖아. 서울대 연대 의대가는 애들은 정말 최상위권애들 몇명이고. 나머지는 의대나 다른과를 가려면 자퇴하거나 아님 그냥 중상위 대학 혹은 지방대학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거지.
    어쩌면 과학고에 다니는 애들 자체는. 공학과 공과대를 육성하겠다는 국가정책의 피해자인지도 몰라.


    고등학교때부터 그렇게 과학 수학 심화교육을 받은 애들이
    대학에 들어와 별 어려움없이 미방 미적에서 A를 받고 물리나 화학 실험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그래서 그런 애들을 더 뽑고 싶어하는 대학의 입장도 이해할 만 하고.


    특수목적고등학교의 존재여부에 대한 논란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문제중의 하나는
    그래서 지금의 고등학교 교육시스템이 그 애들을 수용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 같아.
    나는 중하위권이라 별로 상관없었지만 -_-
    반 이상은 그래도 수학과학적으로 정말 완전 재능있는 애들이라고 생각하거든.
    고등학교 교육시스템 전체가 완전히 바뀌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지.



    근데 답글주제에
    너무 길구나
    하하하^^

    • 2006/10/30 1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할말이 많으셨던거 같아요.^^

      누나 말대로 현재의 교육시스템 내에서 그들을 수용하기가
      힘든거 같아요.
      얼마전에 고대로 학회를 갔다왔는데
      전 대학원생들 위주로 발표를 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고등학생들이 발표를 하더라고요;;
      아마 과학고생들이겠죠? 어찌나 놀랐던지....


      과고생들이 연세대에 몰리는 이유는
      서울대에서는 안받아주기 때문이에요.^^;;
      수시전형으로 올 수 있는 곳이 연세대거든요.
      그러다보니 특히 많이 보이는거 같기도 하고요.
      어쩌면 종합대학으로 오는게 개인으로 봤을 때에는
      더 나아보이기도 하고요.


      매년 과고문제로 시끄럽지만
      명확한 해결책 하나 없이 계속해서 흘러가네요.
      안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