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 / stay night - 남성 판타지의 발현


요즘 종종 시간이 날 때마다

애니메이션을 즐겨봅니다.

영화에 비해서 시간을 보내기도 좋고,

한 편당 시간이 길지 않아서 이동하면서 보기에 적당한 것 같아서 말이죠.


이번에 보았던 애니메이션은 fate / stay night 입니다.

사실 강철의 연금술사 이후에 어떠한 애니메이션을 볼까 고민을 많이했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정보를 구하다 보니,

많이 추천되어 있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이길래 보게 되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보통 다른 애니메이션은 원작이 만화인데 반해

게임이 원작입니다. (결국 다보고 나서야 느낌이 이상해서 찾아봤더니 역시나 더군요.)

미소녀 연애 시물레이션(미연시) 게임으로 유명했던 작품을 애니메이션화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폐해는 조금 후에 이야기하겠지만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fate / stay night 는 장르가 '판타지'에 속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스포일러 수준도 아닐 정도로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7명의 마술사가 '성배'를 취하기 위해 벌이는 전쟁을 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7명의 마술사는 각각 한명의 servant (하수인)을 두게 되고

이들이 서로 부딪치고, 싸우는 과정을 담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애니메이션의 주요 줄거리입니다.


사실 이 애니메이션은

앞에서도 이야기 드렸지만 미연시 게임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그러한 흔적이 애니메이션 곳곳에 드러납니다.

다양한 모습의 여성들이라기 보다는,

남성들의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여성들의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사실 이러한 캐릭터들은

다른 어떠한 캐릭터보다도 의도성을 전제한 상태로 만들어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는 높을 수 있습니다만,

오히려 캐릭터가 가지는 특징들이 너무나 강렬한 나머지

극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을 합니다.


안타깝게도 전체 애니메이션의 구성이나 내용보다는

애니메이션을 본 뒤, '나는 저 캐릭터가 좋아.'라는 결론을 가지고 올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그리고 극의 구성 자체가 완성도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한 눈이 팔려서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된다는 것에

또다른 폐혜가 존재하는 것이지요.



이 애니메이션은 매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것에 비해서,

극의 전개, 극안에서의 논리적 진행 등의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너무나 실망스러울 정도입니다.

기본적으로 '남성'들을 대상으로 했던 게임이 원작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여성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된다' 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주인공과,

그에 대한 성적 환타지를 보장이라도 하는 듯이 나타나는 여성 캐릭터들만이 존재합니다.

이들이 부딪치는 상황들이 논리적이고, 일관된 흐름을 갖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대상 - 대부분이 남성들이었겠죠. - 에게

어떻게 하면 좀 더 애니메이션 안의 여성캐릭터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자극시키기 위해서 불필요한 장면의 삽입이라든지

말도 안되는 대사들이 속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 애니메이션은 다 본 뒤에

남성들의 성적 환타지를 자극할만한 캐릭터들만이 남아 있지

그 안에서의 내용전개의 문제점은 기억에 남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눈치채는데에 이미 절반이상을 본 뒤라서

우선 다 보긴 하였습니다만은 누구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애니메이션은 아닌 듯 합니다.



단순히 말초적인 자극을 흔드는 것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은

깊은 감동을 가져다 주지 않습니다.

지극히 '남성'들을 위한, '남성'만을 위한, '남성'의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좀 더 보편적인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네요.

2006/07/29 15:46 2006/07/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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