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선거를 바라보면서

어느덧 다시 11월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때처럼 학생회 선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학생들의 무관심은 극에 다다르고 있지만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2001년도부터 학생회선거를 바라보았으니 벌써 5년째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느 때에는 선거의 구성원으로서, 어느 때에는 투표자로서,

지금은 이미 졸업하여 선거 밖에서 선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그나마 경쟁이 치열했던 총학생회 선거는 이제는 달랑 두팀이 나와서 경쟁을 합니다.

이제는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줄어들었고,

선거를 관심있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줄어들었습니다.



공약 역시 많은 것이 변해있습니다.

예전에는 전투적인 구호들로 가득찼던 것들이

이제는 학생운동의 쇠락을 보여주듯 자신감이 많이 사라진 문구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학생회 선거를 왜하는 것일까요?

즉 다시 말해서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선거를 통해서, 혹은 당선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 것일까요?

선거운동과 당선을 좀 분리해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당선에 대해서 이야기 해도록 하겠습니다.

당선이 된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은 학생회 권력입니다.

그 권력을 구성하는 것은 '학생회비', '학생회실 - 공간', '대표성' 이겠네요.

'학생회비'라는 것은 학생회를 운영하므로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일 것입니다.

'학생회실'이라는 것은 일정공간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권리일 것입니다.

'대표성'이라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칙이라고 하는 선거를 통해서 얻은 이데올로기이겠지요.


실상 이 세가지로 구성되어진 학생회 권력 중에서

맨마지막에 배치된 '대표성'이라는 것은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또한 요즘 들어서는 선거 그 자체가 '대표성'이라는 것을

부여해줄만한 힘을 갖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다수 의견의 힘이라고 이야기되는 대학교 학생회 선거는

50%의 투표율에 가장 득표를 많이 받은 팀이 당선이 됨으로서 마무리가 됩니다.

실상 절반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대표성'이 주어지는 것이고

그들에게 모든 학생회 권력이 주어지게 됩니다.

요즘에는 50%의 투표율도 벅차서 그 수치를 폐기하거나 낮추는 모습도 볼 수 있기에

그들이 가진 '대표성'이라는 것은 그리 보편성을 지닌다든지, 일반성을 지니기 힘들어 보입니다.

학생회 선거는 '최대다수'라는 원칙을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다수가 가지는 폭력은 이미 그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1등만이 의미가 있을 뿐,

그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이렇게 구성된 '대표성'은

기간동안 그들을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그들의 손에 자리잡아서 떠날줄을 모르기 때문에

국회의원선거가 그렇듯이 유권자들에게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그들의 힘이지 나의 힘이 아니라고 느껴지게 됩니다.

일종의 대의제가 가지는 한계라고나 할까요? 암튼 그런 느낌입니다.

그리고 지금의 대학교내에서의 '대표성'은 학생들의 무관심에 대비해서

대표성을 가진다고 그리 이야기하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실제적으로 중요한 것은 학생회비, 그리고 공간권력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둘을 가만히 살펴보아도 알겠지만

실제적으로 학생회가 가지는 힘은

'학생회비'에서 대부분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인해 학생회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고,

예산을 운영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흐름을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의 총학생회에 학생회비가 한푼도 없다고 생각해 봅시다.

단대 학생회에 학생회비가 한푼도 없다고 생각을 해 봅시다.

그렇게 상상했을 때 그들이 가지는 권력이라는 것은 학생회실과 '대표성'일 것이고

그것이 얼마나 초라해지는지는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대표성을 발휘해서 직접 행사를 기획하고

그에 필요한 자금을 학생들에게서 얻으려고 했을 때 과연 돈이 걷힐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표성'이 돈으로 치환되는 상황,

예를 들어서 총학생회든, 공대학생회든의 권위로서 기업이나 다른 단체에서 스폰을 받는 경우에만

그 대표성이 학생회비라는 권력과 함께 나란히 설 수 있습니다.



학생회비, 학생회실, 대표성은

학생회가 역사적으로 획득했던 무기라고 사고되었습니다.

일부 학생회 폐기론자들은 이것을 학생회의 '독점적 권력'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이것을 버려야 된다고 생각을 하였고

일부의 학생회 옹호론자들은 그들을 보고

'학생회가 이제까지 쌓아왔던 성과'를 버리는 일이라고 혹평을 했던 것입니다.


사실 둘 다 맞는 말입니다.

그것들은 당선된 학생회의 '독점적 권력'이었고

또한 '학생회가 역사적으로 쌓아왔던 성과'이기도 하였습니다.

한쪽에서는 당선된 단체에 모든 권력이 넘어가는 것을 보면서 폭력적이라고 느꼈던 것이고

한쪽에서는 그 폭력을 이야기하는 것을 떠나서

마치 그러한 이야기가 힘들게 만든 학생회권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 했던 것입니다.


학생회 권력, 그 중에서도 학생회비가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놓칠 수 없는 부분이고 어떻게 생각하면 더 확보를 해야될 것이기도 합니다.

대표성 역시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지금의 잃어버린 대표성을 어떻게 복원시킬 것인가,

그리고 그 대표성은 단순히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만의 독점적 권력으로 구성되어야 하는가는

지금의 학생회 선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풀어가야 될 숙제이기도 합니다.



보통 학생회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학생회 선거가 축제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잔혹한 축제이기도 하겠네요.

학생회 선거의 선거운동이 이제까지 자신들의 목소리, 고민들을 이야기하는 운동이라면

당선은 학생회 권력과 연관된 것입니다.

이 둘이 구별되지 않고 너무나 긴밀하게 붙어있었기 때문에

당선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축제일지는 몰라도

당선이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일년동안의 활동을 걱정하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때떄로는 당선된 선본에 대해서 적개심을 가지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겠습니다.



학생회 선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지만

그 안에는 너무나 풀어야 될 숙제가 많습니다.

그러기에 상황에 대한 분석은 가능할지는 몰라도

그에 대한 대안 방향을 제시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지금의 학생회 선거는 어떤 방식으로든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현재 선거에 임하는 사람들이 그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그들은 학생회 권력이 가진 매력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야 될지는 더 생각을 해봐야 겠습니다.

예전에 서구에서 학생회의 관료화를 비판하며 돼지를 선거에 내보냈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금 역시 그러한 생각이 필요한 순간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2006/11/19 22:21 2006/11/19 22:21

Trackback Address :: http://hyuk.co.kr/trackback/75

Leave a com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