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여행 - 두번째날, 세번째날



지리산 첫 날의 여정이 너무 힘들어서였을까요.

첫 날의 잠자리는 너무나 달콤했었습니다.


저희가 갔던 지리산 종주 여행은 첫 날이 가장 긴 코스입니다.

첫 날이 가장 힘든 날이고 가장 체력소모가 큰 하루이기도 합니다.

최소한 10시간이상을 걸어야 첫날 목표한 곳까지 도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두번째 날의 산행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첫 날에 비해서 3시간정도 적은 산행입니다.



<두번째날>

벽소령의 아침은 일찍부터 시작이 됩니다.

저희는 천왕봉전의 장터목 대피소까지를 목표로 잡았지만,

당일로 천왕봉까지 갔다가 하산을 하시는 분들은 새벽부터 일어납니다.

다들 자신들의 산행 일정에 맞춰서 출발하는 것이겠지요.

그렇기에 새벽 4~5시만 되어도 부산한 소리에 모두들 잠에서 깨고 맙니다.

새벽 6시이면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산행을 준비합니다.

그만큼 벽소령의 아침은 일찍 시작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종일 산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밥을 먹어야겠지요.


사진 속의 친구는 무엇이 불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른 아침과 여전히 추운 날씨, 그리고 잘 되지 않는 밥때문에 심통이 나있는 듯 합니다.


막상 서로의 가방을 열어서 확인을 해보니

저희가 앞으로 먹을 음식들이 많지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기에 밑반찬은 최소한으로 그리고 국을 끓여서 식사를 준비하곤 하였습니다.

그렇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다시 하루의 긴여정에 올랐습니다.


<벽소령 ~ 세석>





두번째 날도 날씨가 매우 좋았습니다.

뜨거운 햇볕때문에 얼굴이 조금씩 타는 기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햇볕때문에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두번째날의 일정이 비교적 여유롭기 때문에 좋은 곳이 있으면 잠시 쉬어가기도 하고

사진도 남기면서 그렇게 최종 목적지의 중간에 있는 세석대피소까지 걸어갔습니다.


아침을 먹었던 벽소령 대피소에서 약 4~5시간정도를 걸어가면 세석대피소가 나옵니다.

세석대피소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입니다.

그 곳의 풍경은 정말로 환상입니다.

숲을 걷다가 한 순간 펼쳐지는 벌판처럼 세석대피소는 그러한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세석대피소입니다.

지금은 사선에서 찍어서 그리 멋져 보이진 않지만 아마 산행을 해보시면 아실 것 입니다.

멀리 보이는 세석 대피소가 얼마나 반가운지,

그리고 또 멋져보이는지 말입니다.


세석에 도착해서 저희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산행을 시작해서 처음으로 먹는 라면이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밥이 거의 설익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라면을 먹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기쁨이었습니다.

우리가 해서 먹는 음식보다 가공되어 있는 음식을 먹는게 더 맛있다니..

돌아와서 요리하는 법 좀 익혀가야 될 것 같습니다.


라면을 먹으면서 조그맣게 밥도 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밥은 여전히 위에는 설익고 밑에는 타는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작년에는 이 곳에서 6명이서 12개의 라면을 먹어치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올해도 그 정도 먹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5명이서 6개의 라면 밖에 먹지를 못했습니다.

의외로 체력소모가 많이 없었고 밥까지 먹다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찌하였든 세석에서의 라면은 언제 먹어도 일품입니다.



<세석 ~ 장터목>


세석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면 바로 긴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밥을 먹은 상태에서 오르는 오르막길은 힘들지만

그 곳을 올라가면 멋진 촛대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르막을 오른 사람만이 높은 곳에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산을 올라가서 일출을 보는 것과

케이블카로 올라가서 일출을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결과물을 취하는가는

그 사람에게 있어서 다가오는 것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촛대봉에서 우리는 마음껏 쉬었습니다.

탁 트인 곳에서 쉬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됩니다.

그 곳에서는 천왕봉도 보였는데 처음에는 볼 수 없었던 천왕봉이 이제는

볼 수 있는 곳까지 왔다는 생각에 더 힘이 났었습니다.


다시 두번째날 최종 목적지인 장터목까지 출발입니다!

낮이 되어서 그런지 햇볕은 더욱더 따갑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촛대봉에서 2시간정도를 걸어가니 장터목 대피소가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기분이었습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장터목 대피소입니다.

저 곳에서 약 1.5Km만 걸어가면 천왕봉에 다다르게 됩니다.

장터목 대피소는 지리산의 대피소들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합니다.

약 40년 전에 세워진 산장으로서 가장 먼저 세워진 산장입니다.

그때에는 지리산 산장으로 불리우며 많은 산악인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장터목으로 이름이 바뀌어 부르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저 곳에서 예전에 장이 세워졌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해발 1700여미터에서 장을 보다니..

상상이 잘 가지를 않습니다.


국립 공원내에는 원래 금연이었지만

대피소내에는 올해부턴가 저렇게 한쪽 구석에 흡연구역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흡연자를 위한 배려라는 차원에서겠지만

이왕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서 산에 온 만큼 등산 중에는 금연을 하는게 어떨까 생각을 해봅니다.


좀 더 높은 곳에서 바라봐서 그런걸까요?

두번째날 장터목에서의 일몰은 첫 날의 일몰보다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일몰을 바라보면 저녁을 먹고

이제 하루뒤면 하산한다는 아쉬운 생각에 함께 술한잔을 하였습니다.

400mL 양주가 단 10분도 안되서 비어버리다니..

지리산의 날씨가 춥긴 추웠나 봅니다.

그동안 산에 오르면서 하지 못했던 여러 이야기들을 즐겁게 나누면서

그렇게 두번째 날도 흘러갔습니다.




<세번째날>

새벽부터 사람들이 분주합니다.

다름아닌 지리산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 입니다.

지리산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해가 뜨기 전에 천왕봉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새벽 3시반에서 새벽 4시정도면 잠에서 깨어 산행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천왕봉으로 가게 됩니다.

천왕봉으로 가는 길은 해가 뜨지 않는 밤이거니와 산세도 매우 험하니

랜턴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또한 세심한 주의 역시 필요합니다.

그렇게 천왕봉에 오르면 일출을 볼 수 있는 자리를 잡습니다.

사람들은 많은나 천왕봉 꼭대기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으니 잘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올라가면 정말 매우 춥습니다.

가장 높은 곳이거니와 해가 뜨기 전이기 때문에 정말 춥습니다.

과도하게 따듯하게 입고 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안개와 구름때문에 조금만 있어도 머리나 옷이 젖습니다.

그렇게 있다보면

구름때문에 보일 듯 안보일 듯 하던 해가 뜨면서 사람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옵니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장면이기에 매우 아쉽습니다.

태양을 바로 보고 찍을 수 밖에 없기에 카메라의 그 날의 장면을 담아오지는 못했습니다.

그 날의 감동 또한 담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사진


천왕봉 비와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저 비석의 뒤쪽에서는 '한국인의 기 여기서 발원하다' 와 비슷한 문구가 쓰여져 있었던 거 같았는데

정말 지리산이면 그러할 만 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렇게 종주의 기쁨을 만끽한 채 하산길에 올랐습니다.

사고는 긴장이 풀어지는 순간에 가장 잘 발생이 됩니다.

또한 내려오는 길은 매우 험하여 조심조심 내려와야 합니다.



<천왕봉 ~ 중산리>



보기만 해도 매우 험해보이지요?

천천히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중간에 쉬기도 하고요.


여전히 좋은 날씨의 하루였습니다.

하산을 하니 어느덧 오후 11시가 되었습니다.

정말 마지막에 다다르는 순간에는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만감이 교차한다는 표현을 주로 하지요.

그렇게 도착하면서 2박4일의 2006 지리산 여행기는 막을 내렸습니다.


산행은 끝났지만

그리고 여행은 끝났지만

많은 것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압니다.



같이 갔던 친구들과의 관계는 다시 시작이고

가기 전에 가졌던 물음들, 고민들도 다시 시작입니다.

일상은 여전히 그대로인 듯 하지만 무언가 달라져 보입니다.


그 무엇때문에 산행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 이순간이 즐겁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2006년의 가을도 그렇게 흔적을 남기고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2007년에 또 지리산을 가게 될까요?

별일없으면 또 그렇게 그 곳에 서 있을테지요.

그때는 이 글을 보는 당신과 함께였으면 좋겠습니다.




2006/10/12 16:41 2006/10/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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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 2006/10/14 1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보는 은선이!!!! ㅋㅋㅋ

  2. 주리 2006/10/15 2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밥이 안돼서 심통이 난 한친구.. 왜케 웃겨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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