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전쟁, 진부한 스토리 - '월드 인베이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상화된 전쟁]

: 전쟁은 일상화되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그리고 리비아 공습에 이르기까지 많은 전쟁들이 21세기 들어서도 발발하였다. 뉴스에서는 연일 전쟁에 대한 속보와 피해를 보도한다. 이미 보도를 통해 영화같은 장면들은 고스란히 우리 눈 앞에서 매일 재현된다.
일본의 쓰나미 재해는 영화 속에서만 그리던 재앙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끔찍한 사건은 현실이 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영화의 영상은 더 이상 영화 안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월드 인베이젼은 갑작스러운 외계인의 침략과 그에 대응하는 인류 - 미국 백인 남성으로 대표되는 - 의 모습을 그린 영화이다. 외계인의 침략에 무기력하게 쓰러져 가는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처절함을 그려내지만, 전혀 처절해 보이지 않는다. 이미 전쟁이 일상화된 이 세상에서는 가능성이 희박한 외계인과의 전쟁보다는 당장 눈 앞에 펼쳐진 인류 간의 전쟁이 더 처절하기 때문이다. 인류 간의 전쟁을 일상화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오지도 않을 전쟁은 더 이상 긴장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매일, 매일 영화보다 더 현실감있는 영상들이 관객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 영화는 관객과의 넓은 거리감으로 인해, 아무런 영화적 긴장감과 현실감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비극적이게도 현실은 더 영화같기 때문이다.


[진부한 스토리]

인류의 위기와 그 위기를 극복하는 영화는 이제까지 많이 소개되었다. 인류를 위협하는 더 커다란 적이 다가오고, 이로 인해 인류는 난생 처음으로 하나의 뜻을 모은다. 그리고 때로는 그 적들을 무찌르기도 하며, 때로는 그 적들에게 굴복 당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미 커다란 적이 인류 내부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누군가는 적이, 누군가는 아군이 되기도 하지만 인류는 이미 내부 안에 서로에게 있어 큰 적을 상정하고 있는 듯 하다.

월드인베이젼은 퇴역을 앞둔 한 미국 백인 해병의 용감한 모습을 보인 전형적인 영웅극이다. 예상이 되는 줄거리와 가치들, 기존 영화들과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의 진부함이 영화 2시간을 채운다. 영상이 더 화려해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볼거리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사실 영화 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이 아무 것도 없는 듯 보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해 평한 이유는, 현재 일상화된 전쟁에서 세계의 경찰관 노릇을 하고 있는 미국의 이데올로기를 이 영화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또한 너무 진부하다. 그러나 이러한 경찰관으로서의 미국의 이미지를 담은 영화들이 앞으로 더 쏟아져 나올 것 같다는 예상이 들기에 그런 영화들에 대한 상영을 반대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전쟁은 이미 일상화 되었고,

그리고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2011/03/30 02:07 2011/03/30 02:07

Trackback Address :: http://hyuk.co.kr/trackback/232

Leave a comment !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