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지금은 잘 이야기되고 있지 않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유비쿼터스'라는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유비쿼터스'란
어디든지(everywhere)’라는 뜻의 라틴어 ‘유비크(ubique)’에서 나온 신조어입니다.
즉 언제, 어디서든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는 현재 실재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핸드폰이면 핸드폰, PDA면 PDA,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접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에 대한 비용이 아직까지는 엄청나지만 말입니다.
실제로 한국은 인터넷 천국인 듯 합니다.
어디를 가든지 인터넷을 할 수 있는 PC방을 찾기란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말입니다.
또한 굳이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핸드폰등을 이용해서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크게 의식하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유비쿼터스라는 말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비쿼터스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해봐야 될 것들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원하는 곳에서 접속한다는 것이 본인의 판단에 따라 좌우됩니다.
핸드폰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이 인터넷에 접속하기를 원치 않으면
핸드폰은 단순히 통신의 기능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그러나 유비쿼터스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내가 컴퓨터를 통해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내가 컴퓨터에 접근하는 순간,
컴퓨터가 내 자신을 인식하고 나의 반응에 따라서 대처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내가 목욕물을 내가 원하는 온도에 따라서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목욕을 하는 순간에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가 나의 상태에 맞춰서
물의 온도를 맞춰놓는 것입니다.
즉, 예전에는 내 자신이 통제기계에 접근할 때만이 작동이 가능했던 일방적 관계에서
기계 역시 스스로 나에게 접근할 수 있는 통제의 기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더이상 나와 기계와의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작용하는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내가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보안장치는 나를 알아보고 현관문을 열어줍니다.
그리고 내가 피곤한 상태인 것을 감지해서 목욕물을 준비해 줍니다.
또는 적당한 온도의 난방을 제공합니다.
굳이 내가 나의 정보를 직접 기계에 입력해 주지 않아도,
기계의 센서가 나의 정보를 읽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위의 것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
우선 첫째로 나의 정보가 이미 기계의 센서 안에 내장되어 있거나 - 보안기능,
기계 자체가 나의 상태를 파악할 만한 충분한 능력의 센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두가지 경우가 모두 사용되겠습니다만,
전자의 경우에는 엄청난 정보 보안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누구나 현관문을 아무런 제지 없이 드나들게 할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따라서 그만한 보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나의 정보는 모두 유출될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 있어서 엄청난 피해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가정에서만이 아니라 좀 더 확장해 봅시다.
위에서는 집에 대한 예만을 들었지만,
이것이 유비쿼터스 사회가 도래하여 사회 전체로 퍼졌다고 생각해 봅시다.
하나하나의 기계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
개개인의 정보들을 모두 담고 있을 것입니다.
지하철을 타는 곳에도, 버스를 타는 곳에도 굳이 카드를 찍지 않아도
기계 자체가 나를 감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내가 물건을 살 때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내 생활의 모든 기록들은 어떠한 컴퓨터에 남게 될 것입니다.
한 명의 사람이 무엇을 구매하고, 어디를 통해서 회사에 출근하는지,
아침, 점심, 저녁에는 무엇을 먹고, 여가로는 무엇을 즐기고 있는지가
너무나 적나라하게 기록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이 정보들을 이용한다면
한사람에 대한 엄청난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과 같습니다.
누군가가 나의 정보를 조금만 왜곡해버리면
나는 지하철도 버스도 탈 수 없으며,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 잘 나타나 있는 영화로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용의자가 되어버린 탐크루즈는 그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그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모든 상황에 대한 정보들이 노출되어 버리기 때문에
사회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어디서든지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은
어디서든지 통제가능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위와 비슷한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정보간섭, 정보통제의 위험성을 들 수 있습니다.
정보를 쥐고 있는 누군가가 그 정보를 왜곡해서 제공한다면
그것은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임에도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모두가 누려야 할 정보를 통제함으로서
어디서든지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지 접속불가능한 정보가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잘 나타나 있는 예로서는 '공각기동대'를 들 수 있겠군요.
모든 것이 정보화된 사회.
뇌조차 전기적 신호로 교체해 버리고 뇌를 해킹하는 것이 엄청난 범죄가 되어버리는 사회.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정보통제가 어떻게 진행될 수 있는지,
정보간섭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모습을 상상력을 동원해서 보여줍니다.
몇가지 예 밖에 들지 못했지만,
한사회에서 한사회로 이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듯 합니다.
실제로 언론에서 이슈화할 때는 '미래에 대한 장및빛 전망'을 기본적인 전제로 깔고
이야기를 하지만 문제는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복잡해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분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이에 대해서 수박 겉껍질정도 밖에 알지 못하지만,
이 이슈는 아마도 우리의 발목을 계속해서 붙잡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생각해볼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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