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권력



우리는 말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말이라는 것은 자기자신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수단일 뿐만 아니라

상대방과의 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때로는 그것은 높고 낮음을 보여주기도 하며, 때로는 친함의 정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한사회의 언어는 그 사회의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회학자나 철학자들은 언어를 연구하면서 세상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살면서 언어에 대한 많은 고민을 가지며 생활을 합니다.

때로 몇번 본 사람들에게 말을 높여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하기도 하며

호칭의 문제에 있어서는 그에 대한 고민의 정도가 보통이 아닙니다.



한국어는 사람간의 높고 낮음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합니다.

어떤 호칭으로 부르느냐, 불러지느냐는 두사람간의 관계를 드러내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학에 들어오면 서열을 나누는 두가지 기준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나이이고, 하나는 학번입니다.

그 안의 구성원의 호칭을 살펴봄으로서 나이가 우세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지

학번이 우세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나이가 같은데 학번이 다르다고 하는 이유로 호칭이 달라진다면

그 조직은 나이보다는 학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일 것입니다.



그러나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미 위에서 이야기했던 것 안에 전제되고 있는 사실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한국어가 높고 낮음에 민감하다는 것,

즉 한국사회 전체가 서열에 민감하다는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람 간의 나이차이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 간의 높고 낮음이 민감하지 않은 사회의 경우에는

호칭이라든지 말투에 대한 예민함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어의 경우에는 그 안에 나이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사회 안에서 나이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라는 것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영어 역시 흑인영어와 백인영어를 나누듯

사회 안에서 어떠한 것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기준인가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에서 서열이 강조되었다면,

영어에서는 인종에 따라서 다른 말을 쓴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언어 속에서 무언가가 중요하게 작용을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사회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사회 안에서, 그리고 언어 안에서 권력관계로 나타나게 됩니다.

즉, 한국어가 언어를 통해서 상대방에 대해서 우위를 나타내고 있듯이

영어가 백인들이 자신들만의 언어로 흑인들과의 차별성으로 우위를 나타내고 있듯이 말입니다.



상대방에게 반말을 쓸 수 있는 자격,

상대방에게 형이나 누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자격,

그것은 하나의 권력입니다.

무엇을 할 수 있는 자와 무엇을 할 수 없는 자를 구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사회는 호칭에 민감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이야기로 호칭이 하나의 중요한 자격 기준이기도 합니다. 권력기준이기도 합니다.



원래 나이가 높은 자와 낮은 자 간의 상호존중이 기본적으로 바탕이 되었던 말은

이제는 서로의 우열을 확인하는 말로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仁)'이 위치하였던 자리는 어느 덧 '충(忠)'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언어가 사회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다면

언어가 바뀌지 않는다면 사회의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시에 사회의 모습이 바뀐다면 언어의 모습 또한 달라질 것입니다.



언어는

단순히 우리가 쉽게, 쉽게 지나쳐 버리는 말의 조합이 아니라


언어는

그 사회의 권력관계를 볼 수 있는 도구이자, 무기이자, 거울이기도 합니다.


언어는

그것이 서로를 분열하는, 자격을 나누는, 높고 낮음을 나누는 기준으로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는

서로를 존중해 주는 방향으로, 친밀함을 나타내주는 정도로서만의 차이로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2006/12/09 11:28 2006/12/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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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쉬운 우리말을 쓰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 - 민주주의 말, 권위주의 말

    Tracked from 보이는 것은 실재하지 않는다... 2011/04/11 11:11  삭제

    힘있고 권력있고 제 무리를 가지고 지식을 가진 자들은 어려운 말을 좋아합니다. 왜 일까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은 뭇사람들과는 다른 ‘뛰어난 이’라는 것을 은근히 뽐내고 싶은 것입니다. 이 나라는 세종임금께서 한글을 만드신 때부터 중국을 받들고 권력을 받들던 자들이 이에 맞섰습니다. 그리고 일제는 우리말을 없애려 하였고 광복이 된 뒤로는 사대주의자들이 앞장서서 우리말, 우리글을 업신여기고 한자를 받들고 급기야 영어를 받들고 있습니다. 쉬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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