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과 어린이



어른과 어린이,

그 사이에 있는 것은 청소년인가요?

흔히들 어른이 된다고 하고, 어린이 같다라는 말을 합니다.

사실 어른이라는 말을, 그리고 어린이라는 말을 사람들마다 각각 다른 의미로 쓰기 때문에

그 말을 들어도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른이라는 말과 어린이라는 말은 양면의 칼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른이라고 하면 성숙함의 대명사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세상에 찌들어버렸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린이라고 하면 천진난만함의 대명사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유치함과 책임없음의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글쎄요.

이런 두 단어로 하고 싶은 말은 딱히 없습니다.

다만 요즘 생각을 하다가 어른에 대해서, 그리고 어린이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를

적어볼까 해서 이런 제목을 들고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대라는 이유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의 하나는

'너희 젊은 세대가 노무현을 찍어서 나라가 이꼴이 아니냐.'라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전 노무현을 찍지도 않았기에 머라고 드릴 말씀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들을 듣다보니 의문이 생겼습니다.

과연 지금의 나라가 그 분들에게 맘에 안든다고 해서

그 탓을 젊은 사람들에게로 떠넘길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입니다.


정말 그런가요?

단지 우리들은 투표를 했던 것 밖에 없었는데 말입니다.

누구 잘못이지요?

사실 살면서 대부분은 어른들이 만든 세상 안에서 군말없이 살아왔던 기억이 많은데

지금의 모습까지 나에게, 그리고 젊은 세대들에게 떠맡기는 것은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나라를 만들어 놓은 사람들은 바로 어른들이라고 불리는

당신들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청년실업이 우리탓인가요?

권위적인 문화에 쪄들게 만들어서 질문을 못하는 것이 우리탓인가요?

별반 경제활동을 시작한 것도 아닌데 대한민국 경제를 우리가 책임져야 되는 건가요?

단지 12년동안 제도권교육안에서 별문제 일으키지 않고 살아온 것만으로도 잘못인가요?

젊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가볍고 감각적이라는 비판이 과연 우리만의 문제인가요?

생각해보면 사실 선거빼고 대부분의 결정은 본인들이 맡아서 하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잘못을 우리에게 던질 생각이신가요?



젊은 사람들의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잘못은 옳지 않은 기성세대의 행동에 대해서 옳지 않다고 말하지 않은 잘못입니다.

제도권 교육하에서 머리가 잘려나가도 그냥 웃고만 있었던 것이 우리의 잘못입니다.

교사나 교수의 권위에 눌려 잘못된 행동을 보이는 것에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우리의 잘못입니다.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서 옳지 않다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이 우리의 잘못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가지 못한 것이 우리의 잘못입니다.




그런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책임을 마치 자신의 잘못이 아닌양 남에게 전가하는 어른을 말입니다.

지금의 학벌, 사회, 경제 문제에 대해서 자신은 잘못이 없는 양 이야기하는 어른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잘못과 책임을 모두 젊은 세대들에게 떠넘기는 그런 어른을 말입니다.



그런 어른이 싫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들 중 나이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어린이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기분이 모든 것에 있어서 최고인양 남을 배려하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사람들,

책임감없이 너무나 쉽게 자신의 구미에 맞춰서 약속을 깨었다 붙였다하는 사람들,

이들이 너무나 어린이로 보였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미안합니다. 어린이라는 말을 나쁘게 사용하고 있어서 말입니다.)



그런 어린이가 싫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런 어른도, 그런 어린이도 되기 싫었습니다.

차라리 그냥 묵묵히 자기 할일을 하며 조용히 있는 사람이 더 나아보였습니다.

아직 어떤 어른이 되고 싶다, 어떤 어린이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은 없습니다.

세상에 찌들지 않은 어린이로,

누구보다 좋은 의미로의 현명한 어른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6/11/30 00:08 2006/11/3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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