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안에 숨겨진 두 개의 시선
[그동안 인터넷이 되질 않아서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는 자주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가 중산층의 주거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도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사실 아파트가 표준적인 주거 환경으로 정착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다른 주거 형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아파트의 기세는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단 아파트뿐만이 아닙니다.
단독 주택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거 공간들은
아파트 문화가 불러들인 넓은 거실 - 독립된 공간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단 아파트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공간 일반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굳이 거실에는 텔레비전이 있어야 될 필요가 없으며,
굳이 소파가 나란히 나열되어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들은
어찌 보면 모두 대동소이한 거실 공간 - 독립 공간(안방 등)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듯 보이는 모습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너무나 이상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로 주목할 수 있는 것은
20세기 초의 건축가 베아트리츠 꼴로미냐의 분석입니다.
그는 거실의 큰 창으로 들어오는 시선, 그리고 티비로의 시선을 이야기합니다.
먼저 거실의 큰 창으로 들어오는 시선 - 빛은
결코 밖을 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커튼이나, 밖에서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이 그를 대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밖에서 들어오는 시선을 차단함으로서,
거실 안의 사람이 밖이 아닌, 오직 거실만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아파트가 처음 들어온 초반에는
거실에서 바로 안방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이 있었지만
현재 이러한 통로가 사라지고 우회해서 돌아가는 구조로 변모하게 된 것은
이러한 통로가 또 하나의 시선을 만듦으로서
거실로 집중되어야 할 시선이 분산될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폐쇄된 시선의 거실에서 텔레비전은 아주 재미있는 시선을 만들어 냅니다.
바로 내부에서 외부를 볼 수 있는 시선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 외부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폐쇄된 거실이 외부로 통할 수 있는 독특한 시선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거실에 놓여있는 텔레비전이
그 자리를 확고히 했을 무렵,
거실의 풍경은 텔레비전과 텔레비전을 보기 위해 나열된 소파,
극장형의 모습으로 구성되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현재에는 이러한 시선을 극복해 보고자 하는 모습도 있는 것 같습니다.
거실에 텔레비전 대신 서재로 꾸미는 운동이 일고 있는 것도,
거실의 창을 통해서 하나의 멋진 전망을 만들어 내는 것도,
위에서 언급한 두 개의 시선을
극복해 보려는, 재구성하려는 시도의 일환일 테니 말입니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현실에서 새로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보았던 거실의 풍경이
이제는 다르게 보이니 말입니다.
이제는 스스로가 어떠한 시선을 만들어 낼 것인지 고민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텔레비전 없는 거실을 상상해 보며,
서재로서의 거실, 소통으로서의 거실을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지
좀 더 고민해 보아야겠습니다.
공간의 의미를 묻다.



Leave a com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