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쥐어짜다. - 영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멋진 대학청년,
그를 바라보는 한 소녀.
그리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게 되는 두 사람.
영화가 요구하는 사랑의 조건을 가득 채우다.
갑작스런 키스,
갑작스런 이별,
뒤늦게 깨달아 버린 사랑.
영화가 요구하는 슬픈 이별의 조건을 모두 채우다.
그 사랑이 성공할지, 슬플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보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전해줄 것인가'이다.
그들 - 그들이 동성이든 이성이든 - 이 관객에게
어떠한 사랑으로 공감대를 전해 줄 수 있는지가 아닐까 싶다.
영화는 여주인공 미아자키 아오이를 통하여 귀여운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사랑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일본말 그대로 'かわいい'(카와이)하다.
하지만 그들의 이별은 그런 여주인공의 좋은 연기를 오히려 퇴색시킨다.
이별은 관객에게서 눈물을 뺐지만
그 눈물은 영화적 설정에 의한 눈물이지, 공감대를 형성하며 흘리는 눈물이 아니다.
그렇기에 영화가 끝난 뒤 남는 것은 눈물뿐,
진한 여운이 아니다.
영화는 어떻게 감성을 두드릴 것인지만 고민했을 뿐,
가슴 깊숙히 파고들 생각은 하지 못한다.
서로 공감하는 부분, 공감대(共感帶).
이 공감대가 형성되는 곳이 스크린이었을 때
그들의 사랑은 비로소 관객과 더불어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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