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그리고 민주주의



7.26 보궐선거가 끝이 났습니다.

사실 저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이 없으셨을 것입니다.

다만 티비를 볼 때,

밑에 나오는 선거현황을 통해서 어제가 보궐선거 날인 것을 아셨을 분도,

그냥 투표했구나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사실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서는 별 관심도 없었고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수치'를 보는 순간, 그동안 잊고 있었던 하나의 생각이 번뜩 떠올랐습니다.


'과연 선거가 민주주의를 보장하는가' 라는 물음이었습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투표율은 평균적으로 24.8%로 역대 가장 저조한 투표율이라고 합니다.

4개의 지역구에서 벌어진 선거이기 때문에

이보다 낮은 지역도, 그리고 이보다 높은 지역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24.8%은 4개의 지역구의 평균치일테니까 말이죠.

그렇다면 당선된 사람들은 24.8%의 지역주민들 안에서

많아야 50%의 지지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에게 지지의 의사를 드러낸 사람들은 많아봤자 12,4%에 지나지 않습니다.

많았을 때가 12.4%라는 것이지요.

즉 12.4%의 동의만으로 당선된 사람은

그 지역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는 것입니다.

참으로 재밌는 현상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약 88%의 사람들의 의견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 중에서 매우 적은 숫자는 다른 사람들을 지지했을 것이고,

투표를 하지 않았던 100% - 24.8% 의 사람들의

- 그것이 해당 지역 인구의 반을 넘어서는 숫자임에도 -

의견은 어떻게 반영이 된 것일까요.

과연 24.8%의 결과를 100%가 그렇게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일까요?



우리가 흔히 선거에서 보는 통계조사는 표본을 설정하고

그 표본들이 나타나는 결과를 가지고 선거의 결과를 예측합니다.

즉 작은 표본을 가지고 전체의 결과를 예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티비에서 보시다시피 거의 대부분 잘 맞아 떨어집니다.

이 안에서 엄청난 통계적 계산과 수학적 계산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항상 맞을 수는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뢰도가 95%이다, 신뢰도가 98%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나머지 5%와 2%등이 선거의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통계조사의 경우에도 이러한데,

우리는 과연 선거의 결과를 우리가 받아들여야 되는 것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통계조사에서 사용된 논리와 선거에서 사용된 논리는 기본적으로 다릅니다.

통계조사는 정해진 선택지 안에서 선택을 할 결과를 가지고

그것을 전체로 확대하는 것으로 결과를 내놓는 것이라면,

선거는 실제로 정해진 선택지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당이든 찍지 않을 의사를 표현하는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선거를 했으면 기권으로,

선거를 하지 않았으면 투표의 불참석으로 해석해 버리는 것이지요.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선거제도에서 그나마 선택지를 넓혀놓았던 제도가 바로,

17대 총선에 사용되었던, 정당에 대한 지지도를 찍는 비례대표제였습니다.

당에 대한 지지가 인물에 대한 지지와 동일시되어 있던 제도를

분리해 냈던 하나의 선택지를 넓혀놓았던 제도입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우리는 만족할 수 있을까요?

선거가 과연 민주주의를 보장해 주는 것일까요?




실제로 선거에서의 룰은

그 선거를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위의 선거의 경우,

대학처럼 50%이상의 투표율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표가 무효다 라는 조항이 있었더라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오겠지요.
(물론 대학의 50%의 투표율이 민주적이다 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3명이 나간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사람이 단지 20%에 불과하다고 했다면,

그래도 그 사람은 지금의 선거 룰로서는 당선입니다.

80%가 기권을 했던,

기권을 했던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들을 찍었던 사람들도 있든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거가 민주적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룰을 확인하는 것으로도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의 선거가 대다수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조건을,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데에는 룰을 검토해 보지 않아도 알 듯 합니다.

다만 그것이 공정한 결과를 거쳤으므로

그렇기 때문에 결과에 따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의 확산만을 가지고 오는 것입니다.

이미 선거에서 졌는데 어떻게 하겠어, 또는 선거의 결과는 따라야지 라는

이데올로기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어떠한 선거가 민주주의를 보장하여 주는지,

그리고 무엇이 민주주의인지는 많이 고민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민주주의의 이름이 붙든, 아니면 다른 이름이 붙든

어떻게 하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가라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나의 의견이 소중하다면, 남의 의견도 소중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의견이 사장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어떻게 하면 사장되지 않을지를 고민해야 되는 것입니다.



약 12.4%의 찬성율을 얻은 사람들은

지금 자신들이 선거에서 이긴 결과를 가지고 좋아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이야기를 하며,

여러가지 해석을 가미하여 이야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속한 조직이나 집단은 어떠합니까?

그 곳은 민주적인가요? 아니면 민주적인 척 하고 계신가요?

본인은 민주적인가요? 아니면 그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보시지 않으셨나요?

무언가에 있어서 고민이 될 때에는 항상 개방적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의견들을 드러낼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생각들을 표현해 낼 수 있을지 말입니다.


머.. 이렇게 말하는 제 자신도 그리 떳떳하지는 못합니다.ㅋ

2006/07/27 17:34 2006/07/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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