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정치

요즘
디지털문화예술아카데미(http://www.artnstudy.com)에서
조정환씨의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사이트인데 철학, 문화, 예술등에 대한 많은 강의들이
인터넷을 통해 수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저같이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제한되어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유용한 강의인 듯 합니다.
조정환씨의 강의 중에서 '삶정치'라는 내용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분업은 더더욱 가속화됩니다.
역시 학문의 분야도 더더욱 분과가 가속화됩니다.
어느 한분야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로부터 한발자국만 빗겨나가면 그에 대해서는 전혀 무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자동차 엔진에 대해서 설계 및 분석을 전공했던 사람이라도
자신의 자동차가 고장나게 된다면 스스로 고치지 못하고
그것을 담당하는 사람에게 차를 맡기게 되는 것이죠.
비단 학문의 영역이 아니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문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분업화는
한분야에 대해서 스페셜리스트가 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러 우물을 파기보다는 한 우물만 깊게 파기를 권유받고
더더욱 전문화된 직업, 그 누구로 대체하기 힘든 직업(의사, 변호사, 비행사등)을
선호하는 경향은 더욱더 뚜렷해 지는 듯 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자본주의와 더불어 더욱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현재에는 이러한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이야기해봅시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관련된 것들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어떠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모든 부분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한 상태로 강의하는 교수가 학생들에 대한 배려를 배우지 못했다면
그는 좋은 교수가 될 수 없습니다.
한가지 분야에 대한 지식만을 습득하고 그것을 이용할 줄 알지만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와 맥락을 지니는지 모른다면
그는 단순히 그 분야를 끊임없이 반복할 뿐이지 새로운 것을 발견 또는 창조해 낼 수 없습니다.
실제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배워야 할 많은 부분들은
학문의 분야로서도, 교육의 분야로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매우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맙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학문을, 그리고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조정환씨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중심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너무나 많은 부분들이 분업화와 분과화되면서 개인의 삶과 유리되고 있습니다.
공학이 그렇다고 생각을 합니다.
많은 이들과 대화를 해보았지만 공학에서 학문적 유희를 즐기는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공학에 대해서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을테고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접었던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드물게 자신이 스스로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학문에 대해서 재해석하고
그에 대한 의미를 찾는 사람들도 보았지만 극히 적은 숫자였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조정환씨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자신의 '삶'을 통해서 바라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또한 그러한 것들이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서로간의 관계는 어떻게 되어있는지에 대한 총체적인 것을 '정치'로 규정합니다.
단순히 국회에서 하는 것만이 정치가 아니라,
우리가 선거행위를 하는 것만이 정치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둘러싼 모든 것들, 그것들이 어떻게 교류하고 충돌하는지에 대한 것을
'정치'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가 이야기하는 '삶정치'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야기가 된 듯 합니다.
좋은 비유를 들자면
한 우물만을 파는 것도, 여러 우물들을 파는 것도 아니라
지면 밑의 물길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면
우물을 파는 일이란 정말 쉬운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우물을 파는 행위보다 훨씬 고차원적이며
우물만을 바라보는게 아니라 우물들간의 관계를 한번에 파악해 낼 수 있습니다.
자신의 하는 일, 자신이 하는 학문의 기준을 어느 곳에 둘 것인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해석할 것인지,
사회적인 가치 - 보통 돈이겠지요 - 를 통해 해석할 지는 본인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볼 수 있는 곳, 그것을 뛰어넘는 것들을 보기 희망한다면,
마치 단순히 우물을 파는 자가 지면 밑에 무엇이 있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파기만 할 때
어떤 이들은 지면 그 밑에 있는 흐름들을 파악하고자 희망한다면
'삶정치'라는 말은 진지하게 다가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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