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운동을 상상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저한테 있어서 가장 큰 화두는 '비폭력'입니다.

예전에 사회를 향해 소리쳤던 목소리를 자신의 내면으로 가지고 오는 중입니다.

이 사회가

학벌 중심이 아닌, 나이 중심이 아닌, 성차별이 없는, 돈의 가치가 모든 것이 아니기를 바랬듯이

그러한 가치들을 제 자신부터 시작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입니다.




예전에 내가 했던 많은 주장과 설득들을 생각해 보면


스스로 소화하지도 못하면서 던졌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러한 주장과 설득들은 때로는 다시 내 자신에게로 부메랑처럼 날아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한 운동의 방향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이지요.




과연 논리로서 남들의 기를 꺾어 놓는 것, 내가 더 우월하다고 끊임없이 외쳐대는 것,


그러한 것들이 얼마나 의미가 있었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행위로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었으며,


내 자신에게는 어느정도 기쁘게 다가오는지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러한 모든 행위들이 결국 내 자신의 가치와 기준을 남들에게 강요하는 것,


남들을 나에게 동일화 시키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가진 정답이 남들이 가져야 하는 정답이며,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남들이 추구하는 가치이여야 하며,


내 생각의 흐름대로 남들이 따라와 주기를 바랬던 것 같았습니다.


결국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고,


그에 따라 동일화시키는 과정이었다고 자평합니다.




비폭력 운동을 상상해 봅니다.


내가 가진 가치만큼 남들이 가진 가치 역시 존중받기를 바라며,


내가 누군가에게 이길 필요가 없는 그러한 운동.


그러한 과정 중에 '보살핌' 운동에 매료되기도 하였습니다.


남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끌어가는 과정이 아닌,


서로가 자신의 길을 온전히 갈 수 있게 조언해주고,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기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의 길이 나의 길과는 다르지만,


서로가 서로의 험난한 길을 가는데 동료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기존보다 좀 더 내 삶, 그리고 타인의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내 삶 만이 정답이었을 때는 남의 삶의 방향은 상관할 필요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동시에 나의 운동 방식도 변화하였습니다.


정교한 논리를 더욱더 뾰족하게 갈고 닦았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사회의 차별로 인해 험난한 길을 가고 있는 친구들의 옆을 지켜줄만 한


여유와 인내를 가지려고 합니다.




비록 그렇기에 제 목소리를 외치는 곳이


사회 전반에서 내 주변 일상으로 좁아졌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외연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자기 주장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그들 중에는 이기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사유가 이상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폭력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과연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다른 - 좋은' 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이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제가 가는 길이 점차 점차 넓어진다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저의 길을 보고 저에게 알려주지 않을까 싶네요.




그 길을 누가 먼저 발견하든 상관없습니다.


단지 그 길에 함께 하기를 희망할 뿐입니다.


2008/04/28 21:46 2008/04/28 21:46

Trackback Address :: http://hyuk.co.kr/trackback/204

Leave a comment !

  1. 정수 2008/04/28 2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많이 공감되는 글이다.
    나도 주위에 많은 이야기들을 하지만, 꿈쩍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낙담하곤 했었지.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려고 하는 중이야.

    • 2008/05/01 10:4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수야!~
      좋은 생각이나 사상 있으면 전수해줘^^
      소개시켜줘도 되고ㅎ

      동일성의 운동에 대한 효과를 절대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여전히 그러한 운동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인지, 배척해야 되는 것인지,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ㅋ
      그래도 명확한 건, 너가 언급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인거 같아^ㅡ^

  2. 봄빛누리 2008/05/02 04: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관심에 공감합니다. 나 자신이 비폭력과 평화가 되지 않은 채 내 밖의 사회를 변화시키려 하는 것은 실현불가능한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이 점을 놓치면 평화와 정의를 외치는 자신이 스스로 폭력이 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됩니다. 관점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투쟁에서 대화로, 적 대신 이웃으로, 외부에 적을 상정하는 관점으로부터 내면으로부터 시작하는 사회변화로, 분리로부터 하나임으로... 내 안에 적을 키우면서 사회의 변화를 이룰 수 없기에 나의 안팎이 하나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내게 적대적 세력으로 여겨지는 상대를 확대된 나의 일부로서 끌어안는 관점을 취합니다. 분리는 하나임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기에 이제 시각을 분리로부터 하나임으로 전환할 필요가 절실하다 생각됩니다. 이거 얘기가 두서가 없네요. 언제 한 번 생각을 정리해서 제 블로그에 올려야겠네요.

    • 2008/05/04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을 뵈니 기운이 조금은 더 상승하는 듯 하네요!!~

      봄빛누리님의 블로그를 방문해 보니,
      저와는 다른 방향에서 저와 비슷한 고민에 접근하신 듯 보입니다.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느끼는 것도 많고 그렇습니다. 제가 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종종 블로그 방문해서 많은 느낌들을 전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