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특례, 방위산업체, 대체복무제, 그리고 전문연구요원

"어떠한 말이 세세하게 분화되어 있지 않다면, 혹은 분화된 상태로 이해되어 있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시대의 주류(메인스트림)이 아닐 것이다."
요즘 취업을 준비하면서 하면서 간간히 느끼는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병역특례와 방위산업체라는 말을 구별해서 쓰지 않습니다.
병특이라는 말과 방산이라는 말이 혼용되어서 쓰이고 있다면,
사실 그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이 되겠지요.
하물며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것은 이 시대의 주류 담론이 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병역특례와 방위산업체와의 용어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사회적 코드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병역특례라는 말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병역에 비해서 특례를 적용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흔히 기존의 병역이라고 한다면, 육해공군을 비롯한 전투병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방위산업체는 말 그대로 국가의 방위를 위한 물품, 장비에 대한 산업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병역특례라는 말은 하나의 병역의 의무를 지칭하는 말이고,
방위산업체는 기업(체)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흔히들 "방산 준비잘하고 있어? 병특으로 가나?" 라는 말은
현재 병역특례라고 불리는 제도 안에서 많은 방위산업체들이 '병역의 의무를 연구원으로 대신하는' 역할을
부여하기 때문에 두 단어가 혼동되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좀 더 들여다 보고 싶은 부분은 '병특'과 '방산'의 차이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병역특례'라는 그 용어에 대한 물음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기존의 병역에 대해서 혜택을 부여한 것이 '병역특례'가 될 것입니다.
이 말이 전반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담론은
기존의 병역 - 즉, 주류병역의 의무를 제외한 나머지 역할들은 하나의 특별한 예외라는 것입니다.
전투병으로서의 병역의 의무만이 표준 또는 정상인 것이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역할에 대해서는 특별한 예외로 취급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병역특례라는 말을 대신하기 위해, 또한 다른 병역문화를 이야기하기 위해 나온 말이 바로
'대체 복무'입니다.
기존의 전투병으로서의 병역의 의무를 대체하는 복무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전투병을 벗어난 다른 병역의 의무 - 예를 들어 봉사로 병역의 의무를 대행하는 것 - 를
강조하기 위해서 제기된 말입니다.
그러나 이 말 역시 정상적인, 그리고 표준적인 병역의 의무는
'전투병'이라는 말을 기본적으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대체복무를 포함한 병역특례, 공익근무요원들은 항상
표준을 벗어난, 정상이 아닌 곳에 위치하게 됩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병역특례, 대체복무라는 말을 쓰게 된다면 그러한 담론들을 계속 재생산하게 되는 것이지요.
군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들은 우선 뒤로 하겠습니다.
다만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말 안에는 이미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병역의 의무를 연구활동으로 보내는 사람 - 전문연구요원.
병역의 의무를 공익활동으로 보내는 사람 - 공익근무요원,
병역의 의무를 육군에서 포병으로 보내는 사람 - ****요원, 내지 다른 용어들.
해체되어야 할 담론 - 언어와 새롭게 만들어져야 될 담론 - 언어가 존재할 것입니다.
그보다 근본적인 물음은 물론
과연 병역의 의무가 나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가,
병역이 과연 국가에 대한 의무로서 마땅한 것인가,
병역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이겠지요.
제가 이번에 만약 전문연구요원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저의 역할을 그와 같이 불러주시기를 희망합니다.
모든 사람이 군대에서 자유로운 사회가 오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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