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의자가 있었다.

하나. 둘. 셋.

앉을 자리는 정해져 있었다.

아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정해져 있었다.


그들은 시종일관 웃었고, 시종일관 물었다.

우리는 시종일관 웃지 못했고, 시종일관 묻지 못했다.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가면을 찾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찾고 있었을 뿐이다.

우리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모든 것은 정해져 있었다.


우리는 연기했고, 연기 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연기였을까.

가면 밑에는 또 다른 가면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우리의 연극과 그들의 바람이 교차했고,

그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며 얼굴에 웃음을 띠었다.

그순간 우리의 긴장도 풀어졌고 얼굴에 웃음을 띠였다.

모두가 웃고 있었지만 모두가 웃고 있지 않았다.


면접이 끝난 후,

내게 남은 것은 가면의 여운과 면접비 3만원.

한동안 도심 한복판에 멍하게 서있다가

이내 결심한 듯

서점으로 들어가 책 한권을 샀다.

2007/08/09 12:22 2007/08/0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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