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 소수자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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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라는 말의 사전전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담화(談話)와 우리말의 뒤(後)가 합쳐져 생긴 말.
보통 남을 헐뜯거나, 듣기 좋게 꾸며 말한 뒤 뒤에서 하는 대화, 또는 그 말'


이 말은 나쁜 뉘앙스를 띠고 있는 말로서

보통 올바르지 못한 사람들의 행위에 사용되고 있는 용어입니다.

따라서 이 말에 대한 속어가 이 말보다 더 많이 쓰이고 있고,

매우 안좋은 의미를 가지고 사용됩니다.

정직하지 못한 행위로서 말입니다.


하지만 뒷담화의 행위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이 사회적으로 옳지 못한 행위라고 일컬여지지만,

왜 계속해서 반복되고, 때로는 재생산되고 있는 것일까요?

혹시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이 도덕적이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요?

단순히 뒷담화를 개개인의 도덕성으로 치환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일까요?



뒷담화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합니다.

사회적으로 옳지 못한 행위, 정직하지 못한 행위인 뒷담화에 다른 가치를 부여해 볼까 합니다.

흔히들 뒷담화라는 것은 하나의 커뮤니티 안에서 가장 밑바닥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회사에서는 자신들의 고충을 서로 이야기하며 자신의 상사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기도 하며,

학교에서는 자신의 교수나 선생에게 그들만의 애칭을 붙여주면서까지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마치 뒷담화라는 것은 사적인 이야기, 음침한 이야기처럼 비추어지지만

사실 이것은 사회에 널리 퍼진 일반적인 행위입니다.



뒷담화에 대해 안좋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대화의 대상을 곁에 두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그 이야기가 대화의 대상에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뒷담화는

대화의 대상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비겁한 행위라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이전에 한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말을 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과연 사회 내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발언권을 가지고,

똑같은 발언의 무게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회사 내에서 사장님이 순회간담회를 하신다고 하셨을 때,

말단직원이 회사의 진정한 미래를 위해서라도

사장님의 발언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다른 예로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잘못하신 것을 가지고 학생이 지적하였을 때,

어디서 말대꾸를 하느냐고 말을 듣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봅시다.

이것은 가족 내의 부모와 어린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뒷담화라는 것이 옳지 못한 행위이다.'

'할 얘기가 있으면 직접 건낼 것이지 왜 다른 사람들에게 하느냐.'

'내가 없는 자리에서 왜 나를 평가하고 있느냐.'


라는 생각들은 결과적으로 어디서든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생각입니다.

교수는 학생을 공개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학생이 교수를 공개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면,

사장은 직원들을 맘껏 평가할 수 있지만 직원들은 사장을 비판하지 못한다면,

뒷담화라는 것을 단순히 개인들의 도덕적 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일까요?

높으신 분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평가이고, 낮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뒷담화인걸까요?


사회권력관계 안에서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러기에 뒷담화는 단순히 개인들의 도덕적 행위로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 안에서 권력관계의 밑바닥이 되고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그조차 빼앗아 간다면,

그들은 어디에서도 그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다면 그 권력관계에 의해서 무참히 짓밟힐테고,

뒤에서 이야기한다면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비난받을테니 말입니다.



그러기에 뒷담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결과적으로 사회적으로 권력을 쥔 사람들의 힘을 강화시켜주는 논리가 됩니다.

기존의 권력관계를 고착화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따라서 뒷담화라는 단어 자체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한,

사회적으로 정직하지 못한 행위라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하나의 소수자 네트워크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간질, 비난을 위한 뒷담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들은 우리가 흔히 권력 내 소수자끼리의 대화 또한 뒷담화로 묶여서

함께 사고되는 것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 때에는 뒷담화에 대한 용어가 많이 쓰지 않겠지요?


권력의 집중화 견제, 이야기할 수 있는 권리, 비판할 수 있는 권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질 수 있기를 희밍합니다!



ps. 위의 표지그림은 기존의 뒷담화에 대한 이미지를 잘 보여주기에 표지에 넣었습니다.
하지만 그 발화자와 수화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뒷담화가 여성들을 중심으로 행해진다는
이데올로기 역시 담고 있어서 썩 기분좋은 그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2007/06/13 14:12 2007/06/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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