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논의의 생산성을 위하여

이 글은 다음카페의 취업뽀개기 '석사'란에 올릴 글입니다.
그에 맞게 글이 쓰여질 것이지만, 대학원을 진학하려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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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면서

취업활동을 하면서, 그리고 석사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기에 이 게시판에 자주 왕래를 하였습니다. 카페 자체 내에 글을 써본 경험도 없습니다. 취업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자주 들렀던 이 곳에서 느꼈던 것은 의외로 많은 분들이 대학원 진학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상당히 많은 분들이 대학원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글들을 보면서 남들이 모르는 취업정보를 물어다 줄 자신은 없지만, 대학원에 대해서 고민하시고 계신 분들께 혹,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을 가지 말아라, 아니 그렇지 않다라는 많은 논의들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단순히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원에 있는 동안 회의를 느꼈던 분들이나, 만족하시지 못한 분들은 - 물론 저도 여기에 포함되긴 합니다 - 대학원 진학을 말리고 싶은 기분이시겠지만, 이미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신 분들에게 있어서는 입학과 동시에 회의, 절망등과 같은 느낌을 안고 들어가기 보다는 왠만하면 희망을 안고 들어가고 싶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대학원 가면 사람들 오락 밖에 안한다' 등등의 말을 들었지만, 입학할 때는 '나는 그러지 않을거야!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입학을 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대학원을 가라, 가지 말라 라고 말하는 말들이 정보로서는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과연 생산적인 이야기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러한 글들, 말들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여기서 사람들의 글들, 그리고 그에 따라 이루어지는 논쟁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되기 때문에 평행선을 이루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이 글 역시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겠지요.

그러나 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것들도 충분히 생산적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그것이 '대학원은 원래 이리이리해서 안돼'. '가봤자 어찌어찌할거야' 라는 말들로 결론지어진다면, 그 말들은 마치 자신의 역할이 하나도 없는 듯한 느낌밖에 전달해 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조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이야기한다면, 개인이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무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동시에 그 안에서의 변화 역시 존재하지 않을 것이지 않습니까.

저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대학원을 진학하시는 분들에게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드리려고 합니다. 이것은 저의 경험을 통해서 - 물론 제 성격상 많은 분들과 이야기해 본 경험이지만 그 역시 저의 경험 안이겠지요. - 이야기 되는 것이기에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은 취하시고, 그렇지 않은 부분들은 그냥 넘기시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써 봅니다.


- 나의 열정은 어디로?

저도 그렇고, 저의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석사를 졸업할 지금에 와서 가장 크게 느끼는 생각은 이렇습니다. 들어올 때는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이 과에 한획을 긋고 나가야지! 라는 포부와 자신감을 똘똘 뭉쳐서 들어왔는데, 막상 나갈 때가 되니 어느 순간 그러한 생각들이 '너무나 많이' 사라져 버렸다고 말입니다. 다른 계획과 꿈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우선 졸업부터 하고서 생각해야겠다라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는 경험도 다르고 변수도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졸업하는 마당에서 대학원에 입학하시는 분들께 한말씀 드리자면, 대학원 입학과 함께 실질적인 목표를 정하시는 것이 이러한 열정들을 말 그대로 까먹지 않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학원, 생각보다 그리 녹록한 곳이 아닙니다. 무언가 하려고 하면 프로젝트다, 교수님이 머 시키신다 하다보면 금새 자기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저는 그리 장대한 목표를 정하시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예를 들어 석사과정 2년 후에 취업을 하고자 한다면, 첫학기는 적응하기, 두번째 학기는 토익점수 만들기, 세번째 학기는 자기 실험 마무리하기, 논문쓰기등등, 여유있으면 한자도 공부하기, 네번째 학기는 머하기 등과 같은 계획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아니더라도 한달에 친구 열명이상은 보기, 한달에 보고 싶은 책 시간내서 몇 권씩 보기 등과 같은 계획을 짤 수도 있습니다.
요지는 목표나 계획이라기 보다는 자신이 대학원 들어오는 과정에서 슬금슬금 없어지는 열정, 꿈들을 어떻게 다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유지할 수 있을까가 아닌가 싶네요. 저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지만, 다른 분들께서는 더 좋은 방법이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여러 '실질적이고', '단기적인' 계획들을 정하는 것,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한정된 공간의 슬픔

7평 혹은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적게는 5명, 많게는 15명의 사람들과 2년 혹은 그 이상을 부딪친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자기 시간을 따로 주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한정된 공간 안에 한정된 시간동안 있어야 되기 때문에, 혹은 너무 바쁘기에 친구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느새 1년 지나고 보면 만나는 사람들이 연구실 사람들 밖에 없고 그러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한정된 공간과 그 안에서 있어야 될 긴 시간입니다. 학부때에는 그래도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기 때문에 남을 통해서 자신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지만, 대학원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연구실 안에서 한번 성격이 삐둘어져 나가기 시작하면 2년동안 교정이 안되는 것이지요. 바빠서 사람들 못만나니 지적해주는 사람도 없고, 자기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아무리, 정말 아무리 바쁘더라도 주말을 이용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기를 추천드립니다. 좀 몸이 고달프더라도 시간을 내서 연구실 안에서 쌓여있던 스트레스도 풀고, - 이것은 연구실 안에서는 결코 못풉니다. - 할 말도 하고, 서로 어떻게 사는지 이야기도 하고 그러셨으면 합니다. 어떤 분들은 연구실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연애를 하시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연구실에서의 탈출구로서 연애를 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리 저 자신으로는 탐탁해 하지는 않습니다만은 암튼 다양한 사람들을 꾸준히 만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울 듯 싶습니다.
동시에 같은 분야 - 같은 과, 다른 연구실 - 에 있지만 자기 연구실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연구실에서 하지 못하는 이야기, 그렇다고 아예 다른 분야에 있는 친구들은 이해못할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될 것입니다.


- 대학원에 입학하시든, 재학하시든 상관없이

대학원에 입학하시든, 재학하시든 상관없이 모두 자신이 원하는 바 모두 모두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가다가 보면 같이 힘든 대학원생들,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경우 가끔 보았습니다. 서로 힘든데 다독여가면서 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저는 올해로 석사졸업을 합니다. 정말 2년동안 말 그대로 버텨왔던 2년이라 생각을 합니다. 대학원 들어온 것이 '저에게 있어서는' 제 인생의 실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실수, 인생 살면서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학원 뿐만 아니라 다른 실수도 말이지요. 그러나 지금 생각하는 것은, 정작 중요한 것은 그러한 실수를 어떻게 하면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쓴 것도 저와 같은 실수를 입학하시는 분들이 반복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리고 제 인생에 있어서도 제가 같은 실수를 스스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였습니다. 저는 이번에 운이 좋게 취업을 하여 회사를 입사하게 될 것 같습니다. 회사 역시 대학원 생활과 기본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저는 대학원에서 한 실수들, 회사에 가서 어떻게 반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져 있습니다. 물론 저에게 좋은 고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왕이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싶지만, 좋은 환경에서 연구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그 곳이 어디인지 상관없이 많은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기존에 이랬대' 라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이랬으니 이렇게 할 수 있겠지!' 라는 자신감과 그렇게 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대학원 연구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많은 변화가 필요한 곳입니다. 대학원에 입학하시는 많은 분들께 많은 변화, 부탁드립니다.

쓰다 보니 글이 길어졌군요. 여기서 멈출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written by h2hyuk

2007/12/16 20:47 2007/12/1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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