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형식, 형태
내용, 형식, 형태에 대한 고민의 시작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군사문화 중에 관등성명이 대학문화에까지 침투하여서
하나의 자기소개 방식이 되었습니다. FM이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하나의 이식된 문화가 안의 내용이 바뀜으로서 다른 문화로 탈바꿈할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그 틀만 유지한 채 내용을 다른 것을 담는다고 했을 때,
그것은 과연 예전의 것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사실 바뀐 모습이 상상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혹자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군대문화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틀만을 유지한 채 다른 내용이 담겨져 있으므로 그것은
군대문화와는 다른 문화이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오히려 이식된 군사문화에 대해 힘을 실어주는 논리로서
저에게는 이러한 것을 비판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내용과 형식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가,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과정에서 내용, 형식, 형태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내용, 형식, 형태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내용은 거칠게 말해서 재료라고 보시면 될 듯 싶습니다.
형식은 그것을 구성하는 배치이고,
형태는 그러한 것들이 외부로 드러날 때 보이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지만 형식과 형태에 대해서 구별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의 문제에서
내용을 자신의 이름이나 소속으로,
형식을 큰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이것은 형식과 형태를 구별하지 못한 것입니다.
방금 위에서 말했던 것은 그것이 비춰지는 내용과 형식을 포함하는 형태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형식은 무엇일까요?
내용이 구성되는 방식, 즉 '안녕하십니까'로 구성되어 있는 자체가 이미 형식이겠지요.
'안녕하십니까'는 내용이 아니라, 이미 내용과 형식이 결합된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또는 'Hi'로도 나타낼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는 이미 그 안에서 내용과 형식을 동시에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알 수 있는 것은,
내용과 형식은 그것이 드러남에 있어서 서로 분리할 수 없는 것이며
우리는 머릿속에서만 내용과 형식을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외부로 드러났을 때 우리는 이것을 형태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이식된 문화가 기존의 문화와 다를 수 있는가라는 것을 생각하였을 때,
그것이 기존의 것과 달리 배치될 수 있는가에 따라서 결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군대문화와 그것이 유입된 대학문화는 사실 그것이 쓰이는 국면이 거의 유사하고,
그것의 작동원리도 거의 유사합니다.
따라서 그것은 다른 공간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결코 다른 문화라고 이야기하기 힘들 것입니다.
한가지 더 생각해 본다면,
내용과 형식(배치)와의 관계는 어떠할까요?
혹자는 내용에 따라서 배치가 결정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내용과 형식이라는 이 두가지의 관계는
어떠한 것이 다른 어떠한 것에 종속되는 그러한 관계는 아닌 듯 싶습니다.
좀 더 고민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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