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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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기념해야 될 일들이 많습니다.

지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12월 31일 저녁도

일년에 한번 있는 생일도 기념해야 될 날들 중 하나입니다.

누군가에 따라서는 기념해야 될 날들이 더 많은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기념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글쎄요.

사람마다 가지는 의미는 다들 다르겠지만 몇가지 의미에서 살펴볼까 합니다.


첫번째로는 당위로서의 기념입니다.

왜 기념을 하는가.

그것은 생일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태어난 날이기 때문에 기념을 하는 것입니다.

새해를 왜 기념하는가.

그것은 내가 새로운 해를 맞기 때문입니다.

기념을 하는 것은 기념을 하는 날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국가 기념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서 3.1절 같은 경우에는 3.1절이기 때문에 기념을 하는 것입니다.

현충일 같은 경우도 현충일이기 때문에 기념을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는 기념을 하는 이유가 따로 없습니다.
(물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여러 코드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사실 개인한테는 이것이 여러 이데올로기를 통해서 당위로서 너무나 당연한 것, 당위로서 다가오는 것입니다.)

국가기념일인 경우에는 국가에서 지정해 준 이유로 기념을 해야되는 것이고,

개인적인 기념일은 애초부터 기념을 해야 되는 날인 것처럼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기념을 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더이상 기념하지 않는 것입니다.

국가 기념일을 기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휴일로 인식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생일을 챙기다가 어느 순간부터

생일이 딱히 특별한 날이 아닌데 챙겨서 무얼하나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새해를 맞는 것도 어짜피 새해를 맞아도 그리 달라지는 것이 없는 것 같은데

굳이 보신각 종을 치는 것을 보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라는 것입니다.

어짜피 새해를 매번 맞다보니 기념을 하는 것이 그리 의미가 없다는 것을 느낀 것입니다.

매년 새해를 들어 금연을 계획하지만,

매년 금연 계획이 좌절됨에 따라 더이상 새해에 금연 계획을 잡지 않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3.1절을 기념했지만 - 멋모르고 하든, 그렇지 않든 -

삶이 각박해지고, 힘들다 보니 빨간 휴일인 것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3.1절은 휴일이고, 새해는 매년 오는 새해이고, 생일 역시 더 이상 세지 않는 것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는 기념일에 내재되어 있던 코드가 그 작동을 멈춘 상태입니다. 기존의 서구에 기독교가 지배했을 경우에는 주말은 신성했지만, 자본주의가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주말은 더이상 신성함이 사라진 '휴'일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지금 현재 많은 사람들에게 그러하듯이..)


마지막으로는

앞의 두 기념이 당위와 망각의 기념이었다면,

지금 이야기할 기념은 창조로서의 기념입니다.

처음의 기념이 당위로서의 기념이 수동적이고, 무비판적인 기념이었다면,

두번째의 기념이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안에 위치하는 망각의 기념이었다면,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기념은 능동적이고, 비판적인, 그리고 창조적인 기념입니다.

기념을 하는 것이

단순히 원래 정해져 있던 의미 법칙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의해서 재해석되어 기념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현충일과 같은 날에 호국보은을 가지고 기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충일 속에 내재되어 있는 국가주의, 전쟁에 대한 향수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무엇을 기념해야 되는지, 기념하지 말아야 되는지를 재해석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기념일도 마찬가지로,

단순히 20번째 생일이라고, 연인의 경우 만난지 100일이 되어서 단순히 그 날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새해를 맞아들여서 그냥 기쁜 마음에 기념을 하는 것이 아니라,

20번째 생일을 맞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겠다는 삶의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기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는 정말 무언가 해보고 싶은데 그것을 다짐하기 위한 생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새해를 맞이해서 한 해의 계획을 스스로 짜보는 능동적인 기념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는 기존에 정해놓은 코드를 가지고 기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적극적 삶을 위한 기념이고, 의지이며, 노력의 기념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매일매일이 무엇인가를 기념하는 기념일일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은 기념하지만 나에게는 그 기념이 비판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모든 기념에 담겨져 있는 코드를 읽고, 재해석하고, 재창조하시기 바랍니다.

그럴 때 기념은 단순히 숫자의 놀음이 아니라,

현재 살아있는 자신을 위한 적극적인 기념이 될 것입니다.


적극적인 행위가 될 것입니다.

2007/06/19 18:29 2007/06/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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