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이란


'공학'을 학부때 4년,

그리고 지금도 공부하고 있으면서

도대체 '공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무엇을 '공학'이라고 하는지,

그리고 그 학문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 궁금해 졌습니다.

그러한 의문이 학부때부터 계속해서 들었지만,

한번도 그 의문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어떻게 기회가 되어서 그 의문을 풀어볼까 생각을 하였습니다.



먼저 학교의 중앙도서관을 찾아갔습니다.

그 곳에는 이에 관련된 정보가 분명히 존재하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주제가 대중적이지 않아서 인가요?

결국 그에 대해 나와 있는 책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혹시 누가 아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저에게 언제든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책들 중에는 '공학'에 대해서 '과학'과 다르게 구별해 놓은 문구들이 종종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응용 - application' 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알고 싶었던 것은 '공학'의 역사였고 - 이것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 -

그것을 안다면 어떠한 목적으로 이러한 학문이 만들어졌는지를

쉽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응용'이라는 단어 한마디는 제가 품었던 의문을 해결해 주기에는

매우 부족하였습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할 지도 모릅니다.

'과학'과 '공학'의 차이는 그것이 학문적이냐, 실용적이냐

즉 다시 말해서 '돈'에 대한 문제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저 역시 물론 이러한 것이 어느 정도 개입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그 둘의 차이가 단순히 '돈'에 의해서 결정되어지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공학은 너무나 슬픈 학문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돈이 되지 않는 것에는,

또는 그것이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어질 경우에는

공학에서 다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항상 개발주의와 맞닿아 있습니다. 새만금 갯벌이 개발되었을 때에도 그것이 얼마나 경제적 가치를 갖느냐로 설득되어졌었고, 지금도 산적해 있는 환경문제를 풀 다양한 기술들이 '돈'이라는 문제에 묶여서 전혀 다루어 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공학'의 역사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품었던 것입니다.



한국에는 '과학 철학'에 대해서는 많은 담론들이 존재하지만,

'공학 철학'에 대해서는 거의 담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공학윤리 철학'이라는 담론으로 많이 존재를 하더군요.

'공학'을 거의 윤리학 부분에서만 조명하고 있는 셈이겠지요.


제가 이러한 의문을 품었던 것은,

많은 공학도들이 겪는 하나의 의문과 맥을 같이 합니다.

바로 '내가 이것을 왜 해야 되는가.' 입니다.

공학도라고 하신다면 이 물음에 많은 부분 동감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단순히 학문적 유희를 떠나서 - 앎의 즐거움,

그것이 사회와 만나는 접점이 무엇이며,

사회적인 개인에게 있어서 어떠한 의미로 다가와야 되는 것이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 '나'라는 사람이 학부생이든, 대학원생이든 -

도대체 어떠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 본인에게 있어서 어떠한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한 것입니다.


즉 '공학'과 '나의 삶'이 만나는 접합점이 어디인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공학을 공부하는 것이 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지요.



지금의 저의 짧은 생각으로는 좋은 결론을 내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미적분을 잘하고 못하는 것이,

내가 살아가고 고민하는 것에 있어서 많은 부분들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생각으로서는

공학의 공부는 그냥 공학의 공부일 뿐이고,

내가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사유하고, 느끼는 것들과는

별개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접합점을 만들자면 바로 '돈'이겠지요.



지금의 저에게는 이러한 것에 대해서

명쾌하게 해답을 내려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학문은 학문을 하는 개인과 함께 교류하면서 커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과 동떨어진 학문이라면, 그것은 학문이 아닌 하나의 기술일지도 모르겠군요.

'공학'은 어떠한가요?

'공학'은 정말 저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학문으로서 다가오고 있으신가요?



2006/07/24 11:52 2006/07/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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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공학도의 길..

    Tracked from BurabO mY lIfe.. 2006/07/24 13:17  삭제

    hyuk's blog로 부터.... 쓰기에 앞서 큰 한숨을 한 번 쉬어봅니다.. 공학이란것이 공학도들에게 얼마나 큰 압박감을 안겨다 주는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저도 물론 공학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물론 아직 한창 배우고 있는 입장입니다.. 이 배움의 입장은 제가 이 길을 포기 하지 않는 한 계속 될거란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왜 이것을 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 해보지 않은 공학도가 몇이나 될까?...거의 없으리라 ..

  2. Subject: 둔하게-

    Tracked from eTha bLog 2006/07/27 13:45  삭제

    혁이형 블로그에서 트랙백-ㅋㅋ(혁이형 글하고는 좀 분위기가 틀리긴 하지만;;) 한번 생각해본다. 과연 내가 공대에 오고 나서 공대에 온것을 후회한적이 있는지.... 다른 사람이 보면 잘난척한다고 욕할지도 모르겠지만-_- 난 솔직히 말해서 1학년 입학한뒤로 공대에 온것을 후회한적이 단 한번도 없다. 신입생이 공대에 입학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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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한 댓글이었어요 2006/07/24 1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에 대한 댓글이 너무 고맙네요..^^
    저도 공대생(사실 전 학부생이랍니다.01학번)^^ 으로서 님의 포스트를 보고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더군요..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 아주 의미있어 보였습니다..
    전 평소에 그렇게 심각한 생각을 잘 못하는 편이라...
    솔직히 좀 힘들게 글 적었어요...^^
    님말처럼 앞으로 좋은 말씀 나눠가면 좋겠습니다.

  2. jukun 2006/07/27 0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 ㅏ ㅎ ㅏ....
    참 빠르시네요...살짝 기분상하리 만침...
    ㅎㅎ

    • 2006/07/27 16:26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아니에요.ㅋ

      제가 군대를 안갔다온거 포함하면,
      빠른게 아니라 오히려 그냥 그런거죠.

  3. eTha 2006/07/27 14: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 저도 트랙백해가요ㅋ 쓰다보니 비록 자뻑글이 되긴했지만-_-

    • 2006/07/27 16: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런 자뻑글!! ㅋㅋㅋ
      농담이고~

      읽어보니까 거북이 느낌나던데.ㅋㅋ
      의대고민하고 그런 애들은 토끼 기분나고.ㅋㅋㅋ
      난 그 경기 밖에서 관망하는 사람 느낌 들고.ㅋㅋㅋㅋ

  4. MJ 2011/03/24 15: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많이되네요
    혹시 답을 찾으셨는지..

    • HYUK 2011/03/25 0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덕분에 4년전에 써놓은 조약한 글을 다시 한번 보게 되었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글을 읽게 해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4년 전의 글은 순수했지만, 다듬어지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4년 동안..
      저는 대학원을 졸업했고, 관련 회사에 취업하기도 하였습니다.

      학부생들은 자신의 과제와 일상에 치여서 살아가는 동안,
      대학원생들이 단지 하루, 하루만의 일과로 치여서 살아가는 동안,
      회사원들이 바쁜 업무와 달콤한 월급에 취해가는 동안,
      이 고민은 뒷전에 몰린 채,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저에게 유효하게 다가옵니다.

      가장 사회와 맞닿고 살아가고 있는 회사의 공학도들은 자신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업, 자신의 업무에 대한 보람 등으로 보상 받지 못하는 것들을 돈으로라도 보상받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핸드폰, 자동차 등 최종 소비재에 해당하는 제품을 제조, 개발하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업무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 지가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 많은 부분에서 자신의 공부,일을 사회적 기여와 연관시킬 수 있는 고리는 아직 만들어 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과학에 대해 극단적인 회의까지 품었던 저는(한때 파이어아벤트의 과학철학이론을 좋아하기도 하였죠) 과학이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은 분명 존재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만 기술 개발의 성과를 구매력이 있는 상위 10%의 사람들이 독점하는 지,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지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이에 대해서는 '적정기술'에 대해 살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과학이나 공학은 기본적으로 물질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인간이 아닌 물질의 변화를 다루는 학문이기에, 그 동태만을 살피는 것만으로는 나와 동 떨어진 운동계를 다루고 있는 학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물질은 사회, 인간과의 접합을 통하여 사용되고, 변용되며, 활용됩니다. 물질계의 현상과 사회에서의 가치가 끊임없이 연결, 해석되며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매력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고리를 새로 만들어 가는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과학자, 공학자, 사회과학자, 인문학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는 단순한 개인 차원이라고 생각했던 이 고리가, 이제는 세상 변화의 핵심 중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자본주의를 관통하며, 가부장제를 관통하여, 인종주의를 관통하며, 민족주의를 관통합니다.

      공학자로서 이런 고민을 가지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주류 사회에 편승하여 간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혹은 인지 조차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누군가 현실의 상황에 - 기존 주류 사회 or 자신과 학문과의 괴리감 - 만족하지 못한다면, 본인이 그 고민을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고민한 결과의 합으로 만들어 지는 사회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정답을 바랐던 4년 전의 제 글은 실천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상위 10%만을 위한 과학이 아닌, 모두의 과학을, 누군가는 남성중심적인 기술이 아닌 성평등한 기술 개발을 통해 극복해야 하며, 누군가는 단순히 수식만으로 이루어진 중립적으로 보이는 텍스트에 사회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가르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내 일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라면, 공학이 사회에서 어떤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위험성 및 효용에 대해 논해 볼 것이며, 그러한 부분들 중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것 같습니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분야가 변화된다면, 뒤이어 더 큰 범주에서 무엇이 변화될 것인지, 그리고 그 큰 범주들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결고리르 만들어 나갈 것 같습니다. 시작은 사회와 나(학문)과의 연결고리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으로 부터 시작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게 가능하지 않다면, 돈만이 그 연결고리에 서 있을 것입니다. 그 돈을 어떻게 다른 것을 치환할 수 있을지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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