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연금술사























3일동안 비가 정말 새차게 내렸습니다.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주어진 3일이라는 시간이 비로 얼룩지는 것에 대해서 가슴이 아팠고,

한편으로는 이번 비로 수해를 당한 사람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3일동안 무엇을 할지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집에서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들은 애니메이션의 내용이 아니라 그에 둘러싼 이야기들이므로,

이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으신 분들도 가볍게 읽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스포일러가 되긴 싫었거든요.


이 애니메이션은 제목에서 보다시피 '연금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금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가지 사건들을 만들고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그런 면에서 영화감독들이나, 애니메이션 감독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우리가 보지 못했던, 그리고 경험하지 못했던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사람들이니까요.


'연금술'이 무엇일까요?

중, 고등학교때 다들 배우셨겠지만 철과 구리같은 물질로 금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물론 이 때 - 중세에는 원소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철이나 구리를 제련한다고 해도 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겠지요.

그러나 애니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이야기하는 '연금술'은 좀 다른 의미로 쓰입니다.

위와 같이 철이나 구리를 이용해서 금을 만들어 내지는 못하지만

같은 탄소를 가지고 있으면

그것을 탄소로든 석탄으로든 다이야몬드로든 재구성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과학이듯이,

이 애니메이션 안에서의 세상에서는

'연금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법칙 중에 하나로 설정됩니다.




'연금술'이 지배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것은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연금술이 동일한 원소를 가진 물질을 재배열해서

동일한 원소를 가진 다른 물질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재밌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바로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지' 말입니다.

'인간'을 단지 여러 물질들의 합으로 보자면,

그것을 다른 물질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라는 가치가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연금술'이 지배하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영혼'을 매우 중요시 하게 됩니다.

그것이 다른 물질들과는 다르게 인간만이 부여받은 가치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인간'과 다른 물질들간의 구별이 가능해져 버리는 것이지요.

이러한 생각, 어디서 많이 본 듯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바로 서구근대사상 중의 거대한 뿌리였던 '합리론'자들의 생각이었죠.

인간의 '이성'을 최우선시 하는 그들의 생각은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에서 나타났던 세계관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은 애니메이션 전반에 걸쳐서 드러납니다.

영혼만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고

없어진 팔, 다리는 기계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들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세상은 어떠할까요?

예전에 어떤 과학자들이 인간 영혼의 존재를 파악하기 위해서

사람이 죽을 때 얼마만큼의 질량차이가 생기느냐를 실험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사람이 살아있을 때와 죽어있을 때,

21g의 질량차이가 생긴다는 것이 그 사람들의 결론이었습니다.

물론 이 주장은 오차범위, 샘플의 무게등을 따졌을 때 별 신뢰성이 없다는 이유로

그리 많이 회자되지는 못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실험 방법이 정말 옳은 것인지도 잘 모르겠군요.

다만 과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과학적 접근법을 가지고 접근했다는 것에서

세상의 주된 법칙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접근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알 수 있겠지요.



잠시 다른 애니메이션을 살펴볼까요?

언젠가 따로 지면을 할애해서 소개할까 했던 애니메이션으로

'공각기동대'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할까 합니다.


하나의 사이보그가 어떠한 이유에서 - 그것이 바이러스라도 상관없고 -

사유하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이보그는 인간세상에 망명을 신청합니다.

그 이유로서

자기 자신이 여러 프로그래밍으로 사유하듯이

인간 역시 여러 신경작용등으로 인해서 사유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강철의 연금술사'의 경우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지요?




'유심론'이나 '유물론'이나 여러가지 철학적 담론들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위에서 보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통해서 알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것들과 '인간'을 구별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사람들은 매우 궁금해 하고

또한 그에 대한 다양한 대답을 내놓으며 그에 맞춰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유물론'과 '유심론'에 대해서 좀 더 알게 되면

그것은 그 때가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하나의 애니메이션은 그 나름대로의 세상을 구현한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 관계들은

결코 우리에게 동떨어진 모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현실사회에 대한 변용일 수도 있고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에 대한 상상을 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하나의 세계를 본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니까 말입니다.

2006/07/17 17:59 2006/07/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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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스켓 2006/07/17 2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은 관계와 관심, 의미에 의해 존재한다는 내용의 책을 읽던 중이었어요 +_+ 정서적 혼란 속에서 거의 책을 덮어갈 무렵, 형 블로그 딱 오자마자 이 글을 발견 ㅠ_ㅠ (책 제목은 '인터넷은 휴머니즘이다' - 데이비드 와인버거) 공각기동대와 강철의 연금술사를 봤을 때는 '인간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까지 생각할 겨를 없이 마냥 재미있게만 봤었는데, 생각할 부분이 많이 있었네요. 두 에니메이션 다 다시 봐야 할 듯 :-)

    암튼 이 책에서는, 실재하는 것만이 가치가 있느냐, 먼 미래에 정신만이 존재하는 인간세상이 올 것이냐(육체가 없이 인터넷 상을 떠돌아다니는 정신적인 인간 존재 - 메트릭스의 세계관과 엇비슷하죠) 뭐 이런 논점들이 쏟아져 나와 완전 휘둘렸다는;; ㅋㅋ

    • 2006/07/18 0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ㅋ 여유가 된다면 나도 그 책을 읽어봐야겠네~
      언제 그 책을 손에 잡을지는 정말 알 수 없지만 말야.ㅠ

      나도 아직 공각기동대 극장판은 보지 않아서 확실하게
      쓰지는 못했어.ㅋ
      예전에 누가 그 부분만을 발췌해서 보여준 적이 있어서
      기억이 나서 쓴거야.^^
      시간날 때 봐야겠지만, 극장판과 TV판이 감독이 다르고
      나의 예상이지만
      상이한 가치관을 가지고 만들었을거 같거든.

      나도 너처럼 헷갈린다.
      인터넷 공간이 하나의 '가상'공간인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또다른 '세상'인지 말이다.
      전자라면 현실사회에 뿌리를 깊게 두고 있을 것이고,
      후자라면...
      상상이 잘 안간다.ㅎㅎㅎ
      암튼 너의 고민이 정리되면 그 때 글로서 남겨줘^^
      나도 가서 읽어보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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